수소 드론·경찰버스·청소트럭…성큼 다가온 '수소 생태계'

입력 2022-09-06 16:28   수정 2022-09-06 16:30


현대자동차·SK·포스코·효성·두산·코오롱그룹과 고려아연 등이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최대 규모의 수소 산업 전시회(H2 MEET)에 총출동해 수소사업 역량을 뽐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16개국 241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참가사들은 전시회에서 주로 수소 생산·저장·운송과 수소를 활용한 기술·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H2 MEET’ 전시회는 올해가 세 번째다. 나흘 동안 친환경 시대에 주목받는 수소경제와 연관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논의하는 14개의 국제 세미나와 콘퍼런스도 열렸다. 현대차가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수소 경찰버스와 1회 충전 시 최대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청소 특장차를 처음 선보이는 등 수소 관련 신기술과 서비스를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여러 기업이 수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관심을 드러냈다.
○“넥쏘 신형 이르면 2024년 출시”
현대차는 전시회에서 신형 넥쏘 출시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전시회를 찾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넥쏘를 잇는 후속 수소차를 연구소가 온 힘을 다해 개발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수소차 출시를 연기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4년 넥쏘 신형 차량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넥쏘 신형이 출시되면 수소차 시장 선두인 현대차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7월 누적으로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판매량·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회에서 1200㎡ 면적의 전시장에 △수소기술존 △수소개발존 △수소생산존 등을 꾸려 수소전기 경찰버스, 수소 청소차, 수소 멀티콥터, 수소 드론, 수소 기반 탄소중립 제철 공정 모형 등을 전시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 경찰버스가 눈길을 끌었다. 이 버스는 2개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급 연료전지스택이 장착됐다. 완충 때는 5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또 운전자 포함 최대 29인이 탑승할 수 있다. 실내 후방과 버스 하부에 4.9㎡ 크기 화물실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도심 공회전으로 소음과 배기가스 배출이 적잖은 기존 디젤 경찰버스를 대체하면 대기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제작한 청소차와 살수차도 이날 최초로 선보였다. 이들 차량에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 출력 350㎾급 구동 모터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4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청소차에는 쓰레기를 고밀도로 압착하는 장치가 장착돼 있어 20㎥의 용적에 최대 1만300㎏을 적재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살수차는 총 6400L의 액체를 실을 수 있는 살수 탱크와 1분당 1000L 용량으로 살수가 가능한 살수 펌프도 갖췄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와 살수차의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5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테크데이 2022’에서 공개한 수소 멀티콥터 드론도 전시했다. 수소 멀티콥터 드론은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해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직경 6m의 기체다. 이 드론은 최대 이륙 중량이 700㎏에 이른다.

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이 탑재된 엠비전 터그 차량을 이날 최초로 공개했다. 터그차는 공항에서 항공기 계류 작업이나 수하물을 운송하는 차량이다.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현대제철은 수소 기반 탄소중립 제철 공정 모형과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전지 금속 분리판을 전시했다. 수소연료전지 금속 분리판은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 스택에 공급되는 수소와 공기를 분배하고 발생한 전기를 전달하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현대제철은 2018년부터 수소전기차 넥쏘에 적용된 2세대 금속 분리판을 공급하고 있다.
○SK E&S “연료전지, 수소 산업의 쌀”

SK그룹 계열사인 SK E&S는 생산·유통·소비를 아우르는 친환경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전시관에서 소개했다. 올해 1월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인 SK플러그하이버스의 수전해 설비 모형을 전시한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설비는 청정 그린 수소 생태계 구축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부 공간은 두산밥캣과 공동 개발한 수소 지게차, 파트너사인 플러그파워의 차량용 수소연료전지, 수소충전기 등 실물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다.

SK E&S는 지난 1일 전시장에서 ‘수소경제와 미래를 열어갈 연료전지’를 주제로 미니 토크쇼를 열기도 했다. 토크쇼에서 추형욱 SK E&S 사장은 “수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수소연료전지’를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며 “연료전지는 ‘수소 산업의 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해 성장 잠재력이 높고, 산업 경쟁력 확대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3년 생산을 목표로 인천에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충남 보령에는 2025년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블루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형태로 탄소 배출을 줄여 생산하는 수소) 생산기지와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구축 중이다.
○포스코, 인도 신재생사업 전개
포스코그룹 전시관은 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그룹사 여섯 곳이 함께 수소 생산·운송·활용 등 수소산업 전반에 걸친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포스코는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모형을 전시했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1일 전시장에서 인도 2위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그린코와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체결식에는 조주익 포스코홀딩스 수소사업추진단장과 그린코 가우탐 레디 쿰밤 신재생에너지부문총괄 등이 참석했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로 양사는 인도 현지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양수발전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사업을 추진한다. 그린코는 인도 내 재생에너지 2위 업체다.
○정부 “수소산업에 금융·세제 지원”
두산그룹은 이번 전시회에서 두산퓨얼셀과 ㈜두산 퓨얼셀파워BU를 앞세워 실증 및 개발 중인 다양한 수소 솔루션을 소개한다. 전시 공간을 트라이젠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중심으로 꾸렸다. 트라이젠은 수소, 전기, 열 등 세 가지 에너지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다. SOFC는 80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작동하는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 사업 기술·제품 등을 전시했다. 이 회사는 2040년까지 국내 사업장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코오롱그룹은 30년 동안 수소사업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관련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외부 기업과도 적극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그룹은 영상과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액화수소의 가치사슬을 소개하는 형태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내년 완공 예정인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 현황을 소개하고 수소 연료탱크, 탄소섬유, 탄소포집·저장 기술 등을 공개했다.

정부는 수소산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시회 개막식 축사에서 “정부는 수소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초격차 산업으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투자와 기술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금융·세제 지원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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