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회원국' 튀르키예, 中·러 주도 '반미 협의체' 가입 추진

튀르키예(터키)가 중국과 러시아 주도 국제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을 추진한다. 튀르키예의 SCO 가입이 성사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언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SCO 가입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SCO 가입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정회원국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다. SCO 회원국은 세계 인구의 41%, 국내총생산(GDP)은 24%를 차지한다.

SCO는 반미 성향이 강한 협의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난 15~16일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을 적대하는 이란이 정회원국 가입 절차를 실질적으로 마쳤다. 친러시아 성향 벨라루스도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SCO 가입을 통해 튀르키예와 다른 회원국의 관계는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격상되고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미국 등 서방을 상대로 한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SCO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길 희망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