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등돌리는 필리핀…마르코스, 바이든과 첫 정상회담

입력 2022-09-23 17:49   수정 2022-09-24 01:51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전 정부와 달리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표명하며 친(親)중 노선을 벗어나려는 행보란 분석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미국과 필리핀의 안보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 및 에너지 대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어 미국의 역할은 이 지역의 모든 국가 특히 필리핀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필리핀은 미국의 파트너이며 동맹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리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즉각 비난할 동맹국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미 백악관은 회담이 끝난 뒤 “두 정상은 남중국해 상황을 논의하고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 그리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공해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미군의 순찰 임무를 뜻한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 등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응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필리핀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분류된다. 남중국해를 비롯해 동아시아를 방어하는 데 요충지 역할을 맡아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필리핀은 방어를 위한 전초 기지가 될 수 있다. 미국이 필리핀 내 군사 기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확대하려는 이유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필리핀의 친중 노선이 공고화될 거란 예상이 우세했다. 러닝메이트인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장녀이기 때문이다. 전 정부의 외교 기조를 유지해 친중 행보를 고수할 거란 관측이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친미 노선을 택한 것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중국해 논란은 국제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중국은 필리핀과 미국의 관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장은 21일 “필리핀과 미국 양국 간 관계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면서도 “우리와 필리핀의 관계는 긴 여정을 함께하고 있으며 마르코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필리핀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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