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세계 각국이 백신 주권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는 계기로 작용했다. 백신 개발에 성공한 극소수 국가만이 백신 주권을 확보하면서 전 세계인의 안전이 자국 정부가 아닌 다른 나라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보유국이 자국민 우선 접종 정책을 펴고, 코로나19 백신을 일종의 무기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백신 공급 불균형이 심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저개발 국가 국민의 77.7%가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카이코비원은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새롭게 쓰이기 시작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에 대한 불안이 큰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은 기존에 자궁경부암 백신 등에 널리 쓰여 온 유전자재조합 방식 백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1상과 2상을 국내에서 진행해 우리 국민에게 더 적합하고 안전하다”고 했다.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코비원 기초 접종 임상 3상 결과 중화항체가 접종 전 대비 약 33배로 증가했다. 비교 대상 백신보다 약 3배 높은 중화항체가 형성됐다. 국내서 허가를 받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백신으로 기초 접종을 마친 사람이 스카이코비원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할 경우, 접종 전보다 우한주(11배), 오미크론 변이주인 BA.1(52.9배), BA.5(28.2배) 등에 대한 중화항체 값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코비원 개발 초기 단계부터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 등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글로벌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는 면역반응 강화와 중화항체 유도를 위한 면역증강제를 공급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다가 백신, 독감과 코로나19에 한 번에 대응하는 콤보 백신, 코로나19, 사스(SARS) 등이 속한 사베코바이러스 표적 백신, 혁신 의약품인 비강 스프레이 백신 등의 자체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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