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 수출 합의 재개 공언…국제 밀 가격 급락

입력 2022-11-02 20:09   수정 2022-12-02 00:01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곡물 수출 합의를 다시 이행하겠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곡물 수출길이 뚫린다는 소식에 국제 밀 가격이 급락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출길이 오직 곡물 수출에만 쓰인다는 서면 보증서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곡물 수출에 관한 합의를 확인한 뒤 지난 7월 UN과 튀르키예(터키), 우크라이나와 합의했던 곡물 수출안을 다시 이행할 거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발표에 앞서 튀르키예 국방·외무장관이 곡물 수출 합의 이행을 공표했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과 1일 연이어 러시아 국방·외무장관과 곡물 수송 합의 복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르 장관은 러시아 측이 유엔과 자국 항을 이용한 곡물·비료 수출에 대한 협상도 계속하고 있다면서 "튀르키예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인프라부 장관과도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상호 견해를 교환하고, 러시아 측의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7월 22일 인도적 차원에서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간 한시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했다.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를 받아들인 결과였다. 이 협정으로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됐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 등을 일부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8월 1일 첫 선박이 흑해항을 떠난 이후 우크라이나는 8월 170만t, 9월 390만t 등 곡물 수출량을 점차 늘려왔다. 10월 말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에 공급한 곡물은 900만t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 가격도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지난달 29일 흑해항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협정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측이 내세운 명분은 우크라이나군의 협정 위반이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주장이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공급이 다시 끊겨 세계 식량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밀 선물 가격은 하루새 5.5% 급등했다. 세계 밀 수출의 33%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러시아의 곡물 수출길이 막혀서였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2.6%, 콩 선물 가격은 0.7% 올랐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의 발표에 따라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선 러시아의 발표 직후 밀 가격이 6.3% 급락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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