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40% 빠졌는데…버핏은 왜 TSMC 주식을 샀을까

입력 2022-11-15 20:00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 산업 수요 부진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당분간 악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버핏이 이같은 투자를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이 저평가?…"BYD 팔고 TSMC 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지난 3분기 41억달러(약 5조4000억원)어치의 TSMC 지분 1.2%를 매수했다. 버핏은 대만증시에 상장된 TSMC 주식이 아닌 미국 예탁증서 주식 6006주를 주당 평균 68달러 정도에 사들였다. 버크셔해서웨이의 TSMC 지분 확보 공개(현지시간 14일)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보유 지분 축소 이후 2개월여 만에 나온 것이다.

TSMC 지분 확보 규모는 버핏의 3분기 총 주식 매입액 약 90억달러(약 11조90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 기준 상위 10위 수준으로 비중이 꽤 높다.


전통 산업을 선호하고 정보기술(IT) 업계에 대규모 투자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으로 풀이된다. 버크셔해서웨이의 TSMC 주식 보유 현황이 공개되자 미국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4~5%대 급등했다.

일각에선 버핏의 투자 결정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배팅한 것으로 바라본다. 최근 경기 둔화 여파로 미국 반도체 업종의 대표 주가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올 들어 16%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TSMC 주가도 40% 가까이 크게 떨어졌다. 이미 충분히 주가가 떨어져 시장 가치보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저평가 판단)해 주식을 샀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대형 반도체 기업들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연초 대비 45%가량 떨어졌고, 글로벌 빅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AMD도 49% 하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업황 악화 속에 주가가 올 들어 각각 20%와 30%가량 떨어졌다.

반도체 업종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증권사 중신증권은 "반도체 재고가 이번 분기 최고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TSMC 동시 보유한 버핏의 속내는

TSMC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TSMC는 초미세 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현 시점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애플의 유일한 칩 공급업체로 알려져 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40% 이상이 애플로 구성된 투자 전략을 고려하면 애플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기대의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TSMC 전체 매출에서 애플은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TSMC는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131억4200만대만달러(약 27조5400억원), 영업이익 3103억2400만대만달러(약 13조9400억원)로 전망치를 웃도는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율 역시 지난 3분기 50.6%로 전년 대비 9.4%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TSMC가 당분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데이터 분석업체 팩트셋트(FactSet)에 따르면 칩 수요로 TSMC 매출은 2025년까지 연평균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칩(반도체)을 내놓는 데 필요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세계가 TSMC 제품 없이는 돌아가지 않게 됐다고 버크셔 해서웨이가 믿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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