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가 전기차(EV) 충전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한다. 전기차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전기차의 주유소’ 격인 전기차 충전소 수요도 팽창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협업하는 구조인 LG그룹의 전기차 인프라 패권 잡기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이 앱은 회원제로 운영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를 예약·선택해 이용하거나, 현장에서 충전기에 실물 회원 카드를 갖다대는 식으로 충전 요금을 결제하고 포인트를 적립받는 식이다. 앱을 쓰면 볼트업과 제휴한 다른 회사 충전기를 이용할 때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멤버십 프로그램인 U+멤버십 회원에게는 전기차 충전 요금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조직 주도로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달 초엔 EV충전사업단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현준용 LG유플러스 부사장이 단장을 맡는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내년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사업 관련 조직 중 일부도 인수할 전망이다.
향후 LG유플러스가 볼트업 플랫폼에 자사 통신 서비스를 엮은 결합 요금제나 기존 구독 서비스인 ‘유독’을 연계한 상품도 내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자체 플랫폼을 키워 이용자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통해 개인화 서비스를 늘린다는 사업 전략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볼트업이 제공하는 이용자 전기차 충전 습관 리포트 등을 구독 상품과 연계하는 식이 될 수 있다.
한 전기차 인프라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보기엔 아직 충전기 수량과 관리 서비스 정도가 한참 부족하다”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 충전기 고장이 났을 때 현황 파악이나 수리가 곧바로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LG유플러스처럼 24시간 통신 서비스를 해온 대기업이 서비스를 하면 보다 빠르게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볼트업 앱을 통해 전기차 충전기 설치 신청 서비스와 충전기 관련 24시간 고객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시장조사업체 롤랜드버거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관련 시장이 2023년 550억달러(약 77조원)에서 2030년 3250억달러(약 450조원)로 491%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약 13만2000기다. 올해 30만 대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중 차량 충전에 20여분이 걸리는 급속 충전기는 약 1만8000기에 그친다. 13만기 가량인 완속 충전기를 통하면 차량 한 대 충전에 서너시간이 걸린다. 그나마 설치된 충전기도 통신 오류 등 고장이 잦다. 충전기 설치와 관리를 통합한 플랫폼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LG전자는 이달 초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 EV전기차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최근 EV 충전사업 전략 담당자 등을 늘렸고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개발자와 엔지니어 등도 수시로 뽑고 있다. LG전자는 6월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 애플망고의 지분 60%를 인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LG디스플레이는 전기차용 콕핏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선한결/황정수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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