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금리가 7%…낼 때마다 '화들짝'

입력 2022-12-27 17:39   수정 2023-01-04 16:17


“연 4.86%로 약속한 중도금 대출 금리를 이틀 만에 6.3%로 올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인천 부평2구역(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중도금 대주사로 선정된 우리은행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 통보를 받았다. 당초 약속한 금리보다 무려 1.44%포인트 상승한 금리 적용에 조합 측은 “사기입찰”이라고 반발하며 한 달여 동안 은행과 마찰을 빚었다.
중도금 낼 때마다 달라지는 이자
얼어붙은 청약시장에 ‘중도금 대출’이 또 다른 뇌관으로 등장했다. 회차를 거듭할 때마다 1~2%포인트씩 오른 금리에 수분양자들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칫 중도금 연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갈등을 빚어온 인천 부평2구역 재건축조합(총 1500가구 규모)은 최근 조합원 총회를 열고 금리 인상을 결국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 때문에 이제 와서 타 은행을 대주사로 선정하는 게 여의치 않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경기 수원시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파인베르의 경우 동별로 다른 금리 적용에 해당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 9월 1차 중도금 대출에 이어 이달 5일 2차 중도금 대출을 실행했다. 1차 대출 시 금리는 우리·국민·대구은행 등 세 곳의 금리가 연 4.89%로 동일했으나, 2차 중도금 대출에선 우리은행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 5.97%로 인상한 금리를 적용했다. 동별로 담당 은행이 달라 우리은행이 대주인 동을 분양받은 사람들만 ‘금리 차별’을 겪게 된 셈이다. 한 입주자는 “불과 3개월 만에 일부 동만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올랐다”며 반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는 차수마다 해당 시점 기준금리를 적용한다. 금리 하락기에는 이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며 “동별 배분이나 대출 관련 세부 내용 공지는 시공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도금 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는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4.34%로 10월(3.98%)보다 0.36%포인트 올랐다.
중도금 이자 연 10% 시대 온다
급격한 중도금 대출 금리 인상은 수분양자뿐 아니라 공사 대금을 받아야 하는 시공사에도 리스크 요인이다. 금리 부담으로 중도금이 연체되면 건설회사의 운영자금이 막힐 수 있어서다. 일부 아파트는 연체 이자가 대출이자보다 낮은 곳도 있어 자칫 집단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차 중도금을 낸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 LH 공공 분양 아파트(A-54블록)는 집단대출을 해주기로 한 신한·우리은행의 중도금 대출 금리(연 6.63%)보다 중도금 연체 이율(연 6.5%)이 낮다. 지난해 분양 당시 정한 중도금 연체 이율은 대부분 연 5~6%대인 데 비해 최근 중도금 대출 금리는 6~7%대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다음달부터 중도금 금리 연 10%대를 예고했다.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등은 내년부터 신규 중도금 금리를 연 10% 이상으로 정했다. 다른 저축은행도 최소 연 9% 이상 금리를 적용하거나 아예 신규 중도금 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경기 안성시에서 300실 오피스텔 분양 사업을 하는 한 시행사 A대표는 “분양률이 35~40% 정도로 낮아 금융사들이 중도금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심사가 까다로운 1금융권은 엄두도 못 내고 2금융권과 연 10%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1금융권은 지난달부터 분양률 70% 미만 단지에는 아예 중도금 신규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A대표는 “분양률 50~60%에도 1금융권 대출이 나왔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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