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더 비싼데 누가 사요"…꽉 막힌 규제에 '한숨'

입력 2023-01-06 15:22   수정 2023-01-06 19:54



“야간비행용 드론에 적외선 카메라를 무조건 설치하라는데 그러면 대당 최소 1000만원이 더 듭니다. 이러니 팔리지 않는 거죠.”

드론 제조업체 태경전자의 안혜리 대표는 6일 “드론산업 성장을 옥죄는 규제가 여전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군사·소방용 드론이 아니라면 서치라이트와 광학카메라만 달아도 적외선 카메라 기능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무인 비행장치 특별비행을 위한 안전기준 및 승인 절차에 관한 기준규정’에는 여전히 ‘야간비행 시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는 시각 보조장치 장착’이라고 구체적인 의무를 명시했다. 안 대표는 “드론 목적에 따라 구분해 규제할 필요가 있는데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드론 시장 규모를 2조원대로 확대해 글로벌 5대 강국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바뀌지 않는 규제 탓에 신음이 여전하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6월 야간비행용 드론 문제를 포함해 신산업 투자 걸림돌이 되는 기업 애로 33건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드론 야간비행 관련 규정은 지난해 말까지 바꾸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어도 규제 문구는 단 한 자도 바뀌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대두해 규제 개선이 속도를 못 내고 더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드론 배송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던 약속도 진도가 더디다. 생활물류법상 배송 수단은 화물차와 이륜차로 한정돼 있다. 정부는 배송 수단에 드론과 로봇을 추가하는 법 개정에 나섰는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국토부가 파악하고 있는 드론 시장 규모도 2020년 이후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농업용 드론업계도 지난해 여러 차례 정부에 과도한 검사 규제와 사전 신고 규제 등을 풀어달라고 촉구했지만, 진척은 기미도 없다. 정부는 기존에 없던 드론 제조시설과 인력에 대한 규제를 신설해 이를 충족할 때에만 전수 검사 규제를 서류 검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업용 드론은 대부분 이륙중량이 25㎏을 초과하는데, 25㎏ 초과 드론은 강한 규제가 적용된다. 세계 유일의 전수검사와 중복 검사 규제, 비행 시 사전 신고 규제 등을 받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 위를 날지도 않고 밭과 과수원에서 방제용으로만 사용되는 농업용 드론에 대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정부는 드론 관련 규제는 줄이지 않은 채 검사 기관인 한국항공안전기술원, 신고 및 관리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조직 및 인력만 확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드론 활용산업의 안전 및 사업관리를 더욱 촘촘하게 해나가기 위해 지난해 12월 8일부터 드론 사용사업의 안전·사업관리 업무를 항공 안전관리 전문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위탁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형창/안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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