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도 상장 철회…'IPO 대어들' 고심 깊어진다

입력 2023-02-13 17:39   수정 2023-02-14 00:49

마켓인사이트 2월 13일 오후 4시39분

‘국내 e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노렸던 오아시스가 상장을 철회했다. 연초부터 컬리, 케이뱅크 등 조 단위 기업가치를 노리는 대형 기업공개(IPO)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후발주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오아시스는 13일 이사회를 열어 일반 청약 등 남은 공모 일정을 철회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공모가를 낮춰 상장하는 방안을 놓고 주주사와 장시간 논의했지만 결국 철회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지난 7~8일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의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가격대에 주문이 몰린 결과다.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2만원 이하에 대다수 주문이 몰렸다. 상장 후 시가총액을 당초 계획한 9700억~1조25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낮춰야 공모 진행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오아시스 IPO는 올해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가늠자로 꼽혔다. 작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WCP 이후 모처럼 조 단위 기업가치를 노리는 IPO 기업이어서다. 앞서 상장을 추진한 컬리와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은 모두 연초에 공모 절차를 스스로 중단했다.

오아시스마저 상장을 철회하면서 대형 IPO 기업 잔혹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쏘카와 WCP 등은 희망 가격 대비 절반 가까이 기업가치를 낮춰 상장을 강행했지만, 그 이후에는 상장 도전 사례가 없었다. 높은 기업가치에 상장 전 투자(프리IPO)를 단행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다.

컬리와 오아시스가 경쟁하던 ‘e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도 빈자리로 남게 됐다. 이번 수요예측으로 e커머스를 향한 싸늘한 투자 심리를 확인한 만큼 컬리, 11번가, SSG닷컴 등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한층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 차별화가 아닌 공모금액별 차별화 장세가 심화하면서 다른 업종의 대형 IPO 역시 당분간 시장에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대형 IPO가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1월 말 이후 공모에 나선 중소형 공모주는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미래반도체와 오브젠, 삼기EV, 스튜디오미르, 꿈비 등은 연달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을 기록했다.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대형 IPO 기업의 상당수가 기존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를 도와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가장 먼저 상장 절차에 착수할 대형 IPO 후보로는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이 꼽힌다. 두 회사 모두 오는 3월 공모 절차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LG CNS는 지분 35%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PE가 투자금 회수를 원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역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지분 94%)가 지분 10%를 구주 매출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 단계에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기업이라도 당분간 상장을 추진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확실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뿐 아니라 주주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면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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