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물류비…인플레이션 뇌관되나

입력 2023-02-27 15:09   수정 2023-03-27 00:01

공급망 혼란이 완화되며 세계 해상 운임이 작년보다 줄었지만 유럽과 미국을 잇는 해운 비용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체와 장기계약 하는 관행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에 시차가 발생하며 인플레이션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해운 예약 플랫폼 프레이토스를 인용해 중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해상 현물(Spot) 운임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공급망 대란의 여파로 지난해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미·중 무역이 축소하며 급락했다.

2021년 9월 중국과 미국 서안을 잇는 해상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약 2만달러로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1FEU당 1만 5000달러선을 웃돌았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제재를 가한 하반기부터 대폭 줄었다. 올해는 1164달러(23일 기준)까지 내려앉았다. 1년 새 해운 비용이 90% 떨어졌다.

반면 대서양을 건너는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유럽과 미국을 잇는 해상 운임은 지난해 1월 말 1FEU당 442달러에서 1년 새 575달러로 약 30% 상승했다. 2019년 평균보다 약 2배 높았다.

해상 운임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장기 선물 계약 때문이다. 해운 업체들은 대부분 운송 1~2년 전에 유통업체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다. 해운 계약의 70%가량이 장기 계약으로 이뤄진다. 2021~2022년 고공행진 하던 운임을 올해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공급망 대란은 사라졌지만 여파가 남아있던 셈이다.

해운 가격이 더디게 바뀌는 탓에 미국과 유럽의 물가 하락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연간 상승률은 6%를 기록했다. 전망치(5.4%)를 크게 웃돌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존 데이비스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망 문제가 크게 완화됐지만 물류 비용은 여전히 비싸다. 이는 소비자에겐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다"고 했다.

육상 운송비도 인플레이션을 압력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 내 화물차 기사들의 인건비가 계속 치솟았기 때문이다. 일손이 부족한 탓에 물류 업계가 인건비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화물 운임지수는 204.2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1월보다 33% 높은 수준이다.

올해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줄 거란 관측이 나온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크리스 로저스 공급망 연구원은 "소매업체들은 자주 가격을 변경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소비 둔화로 해상 운임이 떨어져도 제품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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