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촉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대규모 투자한 데 이어 검색 엔진 ‘빙’에 챗GPT를 적용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구글도 대항마 ‘바드’를 선보였다. 지난 8일에는 검색 분야 빅테크가 아닌 세일즈포스가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일즈포스가 AI 드라이브를 갑자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세일즈포스는 2010년대 중반부터 아인슈타인의 유족에게 ‘아인슈타인’이라는 브랜드 이용권을 사들여 AI를 개발해 왔다. 고객 관계를 관리한다는 것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행동을 다음에 할지 예측하며,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미래의 수요까지 찾아내야 하는 작업이다. 이를 자동화하는 것이 세일즈포스의 주요 역할이었던 만큼 AI 필요성을 일찌감치 느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세일즈포스가 이날 선보인 아인슈타인GPT는 영업과 서비스, 마케팅과 같은 고객 접점의 전 영역에 걸쳐서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쓸 수 있게 하는 생성형 AI CRM 기술이다. 기본적으로는 챗GPT와 마찬가지로 ‘챗봇’이다. 세일즈포스의 ‘커스터머 360’에서 하루에 2000억 개 이상의 AI 기반 예측을 제공하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주요 역할이다.
세일즈포스코리아 관계자는 “클라우드에 올라와 있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답변을 찾아내는 것이 특징”이라며 “회사의 모든 고객 데이터를 통합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GPT는 오픈AI와도 연동된다.
세일즈포스는 세계 최대 협업 툴인 슬랙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세일즈포스는 이날 오픈AI의 챗GPT를 슬랙에 연동한 ‘슬랙용 챗GPT’도 선보였다.
슬랙에 챗GPT를 쓰면 업무 효율성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슬랙에서 오가는 여러 대화는 챗GPT가 자동으로 요약해주고, 관련 자료도 곧바로 찾아서 붙여줄 수 있다.
생성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하면서 각 테크기업의 변신은 종전에는 보지 못했던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개발자들이 애저에 있는 챗GPT 기술을 활용해 AI 기반 경험을 손쉽게 개인화하고 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챗봇을 개선한다거나, 콜센터 대화를 요약한다거나, 개인 맞춤형으로 광고 카피를 만드는 것 등을 일일이 개발하기 위해 씨름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MS 클라우드 이용자는 즉각 사용 가능하며 가격은 1000토큰당 0.002달러라고 MS는 밝혔다. 다만 미리 신청해야 하고 사용 목적을 설명해야 한다. 잘못된 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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