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軍부대 이전…'총선용 특별법' 쏟아진다

입력 2023-03-31 17:50   수정 2023-04-01 01:42

21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3년간 발의된 특별법안이 23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한 달에 6~7번꼴로 특별법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겨냥한 특별법이 ‘남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서 혈세 낭비와 지역 간 형평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2의 TK신공항법 ‘봇물’

31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법안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5월 21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올 3월까지 발의된 특별법은 234건(특별법안, 특례법안, 조치법안이 포함된 제정안)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법률이 총 56건으로 전체의 23.9%에 달했다. 국토위는 부동산 개발과 규제 완화 등 지역 현안을 많이 다루는 상임위다. 이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38건), 행정안전위원회(34건), 국방위원회(19건) 순으로 특별법 발의가 잦았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있어 ‘지역 표심’을 겨냥한 특별법 발의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일 국토위를 통과한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 특별법의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TK신공항 특별법이 ‘사실상 통과’로 기울자 3월 한 달 동안에만 9개의 특별법이 발의됐다. ‘노후 도시 활성화 지원 특별법’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 특별법’ ‘도심 내 군부대 이전 및 지원 특별법’ 등 주로 지역 개발과 관련된 법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도심 내 군부대 이전 및 지원 특별법’은 대구 수성구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노후 도시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역시 지역구인 대전 내 구도심 개발 활성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TK신공항 특별법과 비슷한 내용의 군 공항 특별법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국방위에 계류된 광주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야당 호남 지역구 의원들은 “4월에 두 법안을 함께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다. 여야 의원들이 국민의힘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숙원사업인 TK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켜 주는 대신 광주군공항 특별법에 협조하기로 사실상 ‘밀약’을 맺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경기 수원 등 군 공항 이전이 화두인 다른 지역에서도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나온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어디는 해주고 어디는 안 해주는 게 가능하겠냐”며 “들썩이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특혜 시비
특별법은 일반법과 겹치면 우선 적용한다. 특정 계층과 지역에 이익이 가는 ‘특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제정돼야 한다는 게 입법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토교통부가 1기 신도시를 겨냥해 추진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경우 용적률과 층수 규제 등 파격적 혜택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다며 시작부터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별법이 남발되면 국민 혈세가 낭비될 우려도 커진다. 지금까지 군공항 이전은 기부대 양여 방식(대체시설을 기부한 자에게 용도폐지된 재산을 양여해 국가소유시설을 이전하는 사업 방식)으로 이뤄져 왔지만, TK신공항 특별법에서는 개발차익이 신공항 건설비용보다 적으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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