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규제개혁 시리즈 통쾌…더 집요하게 다뤄달라"

입력 2023-04-02 17:29   수정 2023-07-03 14:51


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6차 회의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7층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1~3월 한경이 은행 위기 등 긴급 현안과 사외이사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획성 시리즈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닷컴·유튜브 등 한경의 디지털 전략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쓴소리를 냈다. 박병원 한경 독자위원회 위원장(안민정책포럼 이사장) 주재로 신관호(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정영진(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김도영(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박종민(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김우경(SK이노베이션 부사장)·오세천(LG전자 전무)·손주형(서강대 학생) 위원이 참석했다.
기획 좋지만 연재 짧아 아쉬워
위원들은 한경에 적극적인 ‘이슈 파이팅’을 주문했다. 단발성으로 기사를 끝내지 않고 추가 기획 등을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관호 위원은 3월 28일자 <신한 이어 우리은행도 ‘코코본드’ 조기 상환…위기 확산 차단> 기사를 예로 들었다. 신 위원은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코코본드는 다르다고 하는데 은행이나 당국의 담당자를 입체적으로 취재해서 그 차이점을 심층적으로 알려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영 위원은 “지금 누구나 경기가 안 좋겠구나 짐작은 하지만 2월 1일자 <암울한 韓 경제성장률 전망…25년 만에 日보다 낮아졌다> 기사가 재밌었던 것은 세계 전망은 올라가는데 한국만, 특히 일본과 비교해서도 내리고 있다고 한 부분”이라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증이 많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은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정영진 위원은 <사외이사 ‘그들만의 리그’> 기획을 언급하면서 “시리즈가 더 나올 것 같았는데 이어지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최근 사외이사 제도를 재정비하려는 기업이 많은데 사례 소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줬다면 더 시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현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손주형 위원은 3월 23일자 <“22년 묶인 예금보호, 1억은 돼야” vs “5천만원 이하 98%, 효과 없어”> 기사를 예로 들면서 “정반대 의견을 하나하나 짚어준 점이 흥미로웠고 기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김도영 위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복잡해 혼란스럽다”며 “규제에 어떤 문제가 있고 법 개정이 필요한 건 뭔지 정리해주면 주간 단위의 부동산 시세 기사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종민 위원도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과 주제가 다양한데 주제별로 맡아서 쓰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규제에 한경만의 목소리 필요”
위원들은 정부 규제에 대해 한경의 색채를 더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신 위원은 “로톡과 삼쩜삼을 둘러싼 이슈를 관심 있게 보고 있는데 소송을 통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막는 분위기”라며 “시장경제 발전을 위해 신생 혁신기업을 지지하는 분석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세천 위원은 “기업들이 신사업을 준비해 내놓을 때 가장 힘든 부분이 규제와 법”이라며 “가령 로봇시장 규모가 30조원인데 도로교통법 등 각종 규제에 막혀 중국산 로봇에 시장을 내주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에 계류된 법안 등을 분석해 관련 규제를 지적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우경 위원도 “다른 나라에 없는 과잉 규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뤄주면 좋겠다”고 했다. 박병원 위원장은 “근래 한경에서 통쾌하게 본 기사가 연초 <산으로 가는 규제개혁> 시리즈”라며 “시리즈를 집요하게 연중 내내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경제신문답게 규제와 관련된 논쟁에서 소외된 이해관계자를 입체적으로 짚어달라는 게 박 위원장의 주문이다. 그는 “56만 명의 ‘투잡족’은 주 52시간 논쟁에서 완전히 소외돼 있다”며 “쌀값이 폭락하자 모든 농민이 쌀값을 떠받쳐달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도 “그걸 못 받는 노동자도 320만 명이나 된다”며 “이들이 법을 몰라서 권리를 안 찾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의 연결성 강화해야
위원들은 하이퍼링크 등을 통해 온라인 기사의 강점을 살려달라는 의견을 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한 내용을 담은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신 위원은 “온라인 기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데 단적인 예가 하이퍼링크”라며 “다른 기사를 연결해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 위원도 “1990년대 초 클린턴·르윈스키 사건을 다룬 뉴욕타임스는 60개가 넘는 클린턴의 발언을 용어별로 정리했고 용어설명까지 나오더라”며 “가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에서 E와 관련된 기사를 따로 연결해주면 온라인 기사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위원장은 “따로 기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지 않더라도 유튜브나 기사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면 좋아하는 독자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에 전문가들을 더 자주 초빙하고, 이를 정리한 텍스트를 공유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신 위원은 “기사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슈에 따라 적합한 전문가를 초빙해 심도 있는 내용을 전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위원은 “유튜브에 나온 내용을 텍스트로 제공하면 바쁜 독자 입장에선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를 활용해 기사를 써보라는 제안도 나왔다. 오 위원은 “한경에서 제일 먼저 다룬 챗GPT 기사를 재미있게 봤다”며 “챗GPT에 이슈를 주고 온라인 기사를 쓰게 하면 독자들도 ‘챗GPT가 이렇게 발전하고 있구나’ 하며 재미있게 읽을 것”이라고 했다.

김도영 위원은 “1월 3일자 <세계화의 배신…생존전략 다시 짜자> 기사로 시작한 신년 기획 시리즈가 재미있었는데 중간에 기사를 못 찾겠더라”며 “좀 더 눈에 띄게 배치하거나 링크를 연결하는 등 기획의 가시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한경 2기 독자위원

● 위원장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

● 위원
김도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김우경 SK이노베이션 부사장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손주형 서강대 언론홍보 4학년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오세천 LG전자 전무
이인영 하나은행 소비자보호 그룹장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정영진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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