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
연준과 시장의 견해 차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결국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 시즌2는 현재 나타나고 금융불안 현상과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system risk)가 잘 관리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기인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관리는 경기침체의 심도(depth)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이다. 이에 대해 연준과 재무부 등 정책당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내포된 주요 인사들의 발언과, 연준의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확인되는 숫자들은 급격한 경기침체(hard landing)보다는 완만한 연착륙(soft landing)을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는 채권시장 금리와 장단금리차 역전현상은 곧 닥쳐올 급격한 경기침체(Hard landing)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25개의 은행이 파산하면서 총자산 약 3,700억 달러가 증발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올해 3월까지 미국에서 2개의 은행이 파산했는데 그 총자산 규모가 약 3,190억 달러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설명되는 부문이다. 여기에 5월 중 노이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부채한도 이슈도 금융시장과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첫째, 시장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급격한 수요 위축이 동반된 급격한 경기침체(hard landing)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이 상황에서는 서비스물가의 하락도 동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준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여력이 높아진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높은 자본차익(capital gain)을 누릴 수 있는 장기채권(long duration) 매수가 유리하다. 다만 수요 위축이 동반된 경기침체에서는 기업 이익도 함께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식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dot-com bubble) 붕괴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2000년 12월: 6.5% → 2002년 10월: 1.75%)되는 국면에서, 같은 기간 동안 S&P지수는 약 30% 하락했다.
둘째, 연준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완만한 경기침체(soft landing)가 진행되는 경우이다. 이 상황에서는 시장이 기대하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이연되면서 단기금리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단기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의 이자수익(carry profit)을 누릴 수 있는 단기채권(short duration) 매수가 유리하다. 아울러 수요 위축이 급격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이익 감소 역시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아 주가의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다. 낙폭이 심했던 섹터나 종목들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저평가 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다.
현재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지만, 연준의 점도표에서 시사된 2024년말 최종금리수준(Terminal rate)은 4.3%로 현재 기준금리 수준 대비 약 80~100bp 정도 낮은 레벨이다. 미국 경제가 연준의 시각대로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시기와 속도의 문제일 뿐 일정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는 것이다. 상기 언급한 첫번째와 두번째 경우의 수에서 교집합은 채권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본 견해는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가 아닌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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