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경영권 강화…'두 토끼' 잡는 패션기업 오너

입력 2023-05-05 17:40   수정 2023-05-06 01:07

휠라홀딩스, LF 등 대형 상장 패션기업의 오너가가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본인 및 가족이 보유한 비상장사를 활용해 사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 상장 패션사 주가가 장기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부 경우엔 승계 작업을 병행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이 75.18%를 보유한 비상장 회사이자 휠라홀딩스 최대주주인 피에몬테는 최근 1년 동안 휠라홀딩스 주식 총 359만 주를 사들였다. 매입 규모는 1000억원어치에 달한다.

매입 대금은 휠라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마련했다. 피에몬테는 이를 통해 휠라홀딩스 지분율을 지난해 2월 21.62%에서 올해 5월 초 27.85%로 높였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선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율이 20%대로 낮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휠라홀딩스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자 오너가는 비상장사를 통해 주식을 대량 매집해 경영권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LF와 신성통상은 오너의 2세들이 보유한 비상장사를 통해 상장 패션사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가 91.58%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사 고려디앤엘은 지난달 27일 LF 주식 5만4834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7.6%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구씨는 LF 직·간접 보유 지분율을 8%대로 높여 실질적인 2대 주주에 올랐다.

패션 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도 염태순 회장의 장남 염상원 씨가 지분 82.4%를 보유한 가나안을 통해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이들 대형 상장 패션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고 있지만 주가가 작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F는 작년 말 장부가치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1배, 신성통상은 0.81배에 머물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PBR이 1.06배에 달하지만 대형 상장 패션사 평균(1.6배)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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