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결속 다질 때 날 세운 中…첩보조직 수장에 외국 기업 조사 맡겨

입력 2023-05-19 11:21   수정 2023-05-19 11:27



"중국이 첩보조직 수장에게 미국 기업 조사를 맡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 조사를 국가안전부 천이신 부장(장관)에 맡긴 것을 집중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사무실을 불시에 방문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기업 대상 방첩 업무 강화

WSJ은 이날 시진핑 중국 주석이 중국 내 해외 기업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 일을 중국 국가안전부 천이신 부장(장관)에게 맡겼다고 전했다. 비슷한 보도는 최근에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천 부장이 이틀 전인 24일 베이징 국가안전국 현장 시찰에 나서 "베이징은 침투, 전복, 사보타주(고의 파괴 공작), 적대 세력의 분리주의 활동, 간첩 활동을 단속하는 주요 전장이며 베이징 국가안전국의 업무는 막중한 책임과 고된 임무가 따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천 부장은 현장에서 방첩 장비를 검사하며 베이징 국가안전국이 주요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제거하기 위해 방첩 업무를 종합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명령했다.천 부장의 현장 시찰은 이날 중국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가 발간한 글을 통해 알려졌다. SCMP는 "비밀스러운 국가안전부의 시찰 활동은 과거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며 "천 부장의 현장 시찰은 중국이 극심한 지정학적 긴장에 직면해 방첩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경제보다 안보 우선"

WSJ은 중국의 이같은 해외 기업 단속은 시진핑 주석이 경제 성장보다 안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난 8일 중국중앙TV(CCTV)는 중국 안보 당국이 컨설팅기업인 캡비전의 쑤저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캡비전이 중국의 민감한 산업 정보를 캐내려는 외국 정부·군·정보기관과 연관 있는 기업들로부터 컨설팅 프로젝트를 대거 수주했다는 것이 조사 이유다. 이를 통해 국가 기밀과 핵심 분야의 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중국 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뉴욕, 상하이, 베이징, 쑤저우, 선전, 홍콩, 싱가포르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캡비전은 중국 국가 안보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항변하고 있다.앞서 지난 3월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소와 지난 4월 미국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 사무소가 중국 공안에 급습당했다. 또 일본 제약기업인 아스텔라스의 직원이 베이징에서 스파이 혐의로 구속됐다.
미국 내 중국 지지 기업도 돌아서

WSJ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그나마 미국에서 중국을 지지하던 기업들도 돌아서게 만들 위험이 이다고 진단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일부 미국 기업들은 기술 및 기타 민감한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내 연구 작업을 중단했다. 중국 주식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측정하는 MSCI 중국 지수는 올해 초 고점 대비 20% 하락하기도 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이 '시큐로크라트(securocrat)'이라고 부르는 보안 관리들은 중국의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가 권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큐로크라트는 정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군인·경찰 관료 등을 말한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윌머헤일(WilmerHale)의 변호사 레스터 로스는 "시큐로크라트는 외국인 투자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며 "그들은 외국 기업이 가져다주는 가치보다 외국 기업이 제기하는 위협이 더 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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