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와 '찰떡 궁합' 화장품…한약처럼 만들어준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입력 2023-05-25 21:00   수정 2023-05-25 22:07

"고객님의 매칭 컬러는 '26N1'"

25일 서울 마포구 소재 호텔 'L7홍대'에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 맞춤형 색조 화장품 브랜드 '톤워크' 팝업 매장. 기자가 얼굴색을 측정하는 카드를 맨얼굴에 대고 매장에 비치된 카메라에 비추자 이 같은 문구가 모니터에 떴다.

암호 같은 해당 문구는 총 150종 색상 중 기자에게 가장 잘 맞는 컬러칩을 나타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컬러 진단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얼굴 색상을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시장에도 '초개인화' 시대가 시작됐다. 맞춤형 화장품의 대중화 바람이 분 열쇠는 AI다. 전문가에게 받던 컨설팅을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AI의 힘을 빌려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만나볼 수 있게 되면서다.
맞춤형 화장품 태동기…아모레, 브랜드 줄줄이 선보인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 중 맞춤형 화장품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아모레퍼시픽이다. 그동안 일부 브랜드에서 시험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잇따라 단독 브랜드로 출시했다.

지난해 기초 화장품(스킨케어) 브랜드 '커스텀미'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톤워크'를 내놨다. 톤워크는 AI 기술 기반으로 소비자 피부색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어준다는 점을 내세운 브랜드다.


톤워크는 전 세계인의 피부톤 바탕으로 설계한 150가지 색상과 기호에 따른 제형과 제품 형태를 반영해 총 600가지 선택 옵션을 제공한다. 2가지 제형(글로우·세미 매트)과 2가지 제품형태(파운데이션·쿠션) 중 고를 수 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헤라 등에서 맞춤형 파운데이션과 쿠션 제품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단독 색조 브랜드를 전격 출범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톤워크에 적용된 맞춤형 기술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점을 자신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석현정 KAIST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개발한 ‘스킨톤 파인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운영하고 있다.

K뷰티 쌍두마차로 꼽히는 LG생활건강은 타투(문신)와 헤어케어 시장에 주목했다. 지난해 개발한 미니 타투 프린터는 국내에 '임프린투'란 제품으로 이달 초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파루크 시스템즈와 손잡고 AI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헤어숍에서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모발 색상을 낼 수 있는 염모제를 현장에서 바로 제조해 제공하는 제품이다. 헤어스타일리스트와 시술을 받는 고객은 AI 가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염색 후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미국 100여 개의 헤어 살롱에 설치됐고, 향후 캐나다 등 북미 전역과 유럽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 역시 맞춤형 화장품에 꽂혔다. 지난해 홈쇼핑 CJ온스타일과 손잡고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웨이크미(WAKE ME)'를 론칭한 데 이어 올해는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인 '3WAAU(쓰리와우)'를 선보였다. 웨이크미와 3WAAU 모두 우선 모발관리(헤어케어) 제품으로 시작했다.

3AAU의 경우 웹사이트나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에서 1대 1 문진을 진행하면 총 1260만가지 조합 중 소비자에게 알맞은 샴푸를 받아볼 수 있다. 하반기에는 맞춤형 기초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 기업들 역시 맞춤형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 로레알그룹은 랑콤, 입생로랑 뷰티 등의 브랜드를 통해 꾸준히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였다. 일례로 지난해 입생로랑 뷰티가 출시한 AI 기반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루즈 쉬르 메쥬르'는 매진된 상태다. 해당 제품은 2020년 CES에서 공개한 개인 맞춤형 뷰티 시스템 '페르소'가 적용된 제품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의 립틴트를 즉석 제조해 주는 제품이다.

올해 CES에서 로레알은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맞춤형 눈썹 프린팅 기기 '로레알 브로우 매직'을 선보였다. 사용자에게 알맞은 눈썹 모양과 문신 기법을 추천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눈썹 모양을 고른 후 기기로 눈썹을 쓸어 넘기면 미세 노즐을 통한 프린팅 기술로 자연스러운 눈썹 문신을 단 몇 초 만에 완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래 성장성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제품 기준)은 2021년 11억4400만달러(약 1조5186억원)로 전년보다 52% 급성장했다. 2025년에는 40억500만달러(약 5조3166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와 소비자 사이 인지도는 아직 미미하다"면서도 "맞춤형 화장품은 글로벌 소비자의 개인화 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성장이 가속화되는 만큼 미래 성장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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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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