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초당 2~3개 총알처럼 쏟아져

입력 2023-05-25 18:07   수정 2023-06-01 19:51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에너지플랜트 생산라인이 25일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공급하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2004년 준공된 이후 전동 이륜차와 노트북용 배터리를 만들다가 ‘전기차 빅뱅’에 따라 2011년부터 거의 전량의 배터리를 자동차용으로 제조하고 있다. 이날 생산라인 공개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재진과 함께한 ‘국정과제 현장 점검’을 계기로 이뤄졌다.
0.1초 단위 생산 속도
오창에너지플랜트 1공장의 소형전지 2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모델인 217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 공장의 수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풀가동으로도 수요를 따라가기 버거워지자 최근 1조33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증설 결정을 내렸다.

이곳 ‘에어워싱 룸’에 취재진이 방진복과 방진화, 마스크를 착용하고 들어가자 양쪽 벽과 천장 수십 개 송풍구에서 공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후 생산라인으로 진입하는 문이 열렸다. 배터리 생산공정 중 조립공정 라인으로 들어섰다. 앞 단계인 전극공정에서 양·음극재가 알루미늄박 등에 도포·압착돼 돌돌 말린 ‘젤리롤’ 형태의 물질이 조립라인에 도착하면, 이곳에서는 이 반제품을 원통형 케이스에 넣고 조립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조립공정에서 생산라인 벨트가 돌아가는 속도는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빨랐다. 마치 기관총을 쏘아댈 때 탄환이 쏟아지듯 지름 21㎜, 높이 70㎜의 원통형 캔이 라인을 따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움직였다. 원통형 캔을 담은 벨트가 가로로 빠르게 이동하면 그 위를 장비들이 수직으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씨줄날줄로 작업을 했다.

라인 초반에는 수직 장비들이 원통형 캔에 젤리롤을 넣고 전해액을 빠르게 투입했다. 프레스처럼 생긴 주입 장비들이 1초에 10번도 넘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를 지나면 원통형 케이스에 담긴 물질과 뚜껑 간 전류를 통하게 하는 용접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용접 과정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뒤 라인을 지나갔다. 회사 관계자는 “셀의 뚜껑을 밀봉하기 위해 눌러주는 크림프 공정까지 순식간에 지나간 것”이라고 했다.
소재 단위까지 수직계열화
이날 라인 속도로 볼 때 2170 배터리셀은 1초에 2~3개는 족히 쏟아져 나올 듯했다. 테슬라 차량 한 대에는 배터리셀이 4400개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라인 생산량과 속도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조금의 숫자라도 공개되면 경쟁사에서 역산해 기밀을 유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조립라인을 설명하고 돌아보는 데는 5분 남짓의 빠른 시간이면 족했다. 공장 밖으로 나오자 LG에너지솔루션 조립라인 바로 옆에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이 연결돼 있었다. 소재 단위까지 수직계열화한 K배터리의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장면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2170 배터리의 사이즈를 키운 ‘게임 체인저’ 4680 배터리 파일럿 라인 또한 오창공장에 신설 중이다. 이 라인 증설에만 5800억원이 투입된다.

이날 함께 생산라인을 둘러본 이 장관은 “K배터리의 글로벌 수주 잔액은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7년까지 기술·인프라 투자에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창=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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