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 "내성·중독 없는 진통제로 해외 시장 공략"

입력 2023-05-30 18:01   수정 2023-05-31 00:52


바이오기업 비보존이 마약성 진통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고 여러 표적을 한꺼번에 제어하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도전에 나선다. 2019년 신청했다가 한 차례 무산됐는데 이번엔 현지 파트너사와 손잡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美 실패 딛고 내년 국내 출시 목표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은 30일 기자와 만나 “파트너사와 함께 ‘오피란제린’의 FDA 승인에 재도전할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사 2~3곳, 국내 제약사 1곳과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연내 기술 제휴 등의 소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비보존그룹 계열사인 비보존제약은 통증 원인(수용체)을 이중으로 차단하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선 내년 하반기 출시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통증이 심한 말기 암 환자 등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주로 쓴다. 마약성 진통제는 계속 쓰면 내성이 생기고 중독 위험이 높다. 오피란제린은 세계 첫 번째 다중 수용체 표적 비마약성 진통제다.

통증 원인은 말초신경(팔 다리 몸통)과 중추신경(뇌 척수 등) 곳곳에 분포한다. 한 곳만 통제해선 큰 진통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 회장은 “오피란제린은 말초신경에 통증 신호를 전달하고 중추신경에서 통증 민감성을 높이는 수용체, 말초에서 중추로 통증을 전달하는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한다”며 “여러 물길을 막아 큰 냇물(통증)을 막는 기전은 오피란제린이 유일하다”고 했다.

비보존제약은 2019년 미국 임상 3상 시험에서 오피란제린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 회장은 실패 원인으로 ‘통증이 심하지 않은 수술(복부성형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을 꼽았다. 애초에 통증 강도가 낮아 약효를 입증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다시 한 임상시험은 통증이 비교적 심한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임상 3상 시험을 마무리하고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속심사 지정을 신청했다.
“연내 글로벌 협력 기대”
주사제인 비마약성 진통제를 크림으로 바꾸는 임상시험도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3상시험에 들어간다. 이 회장은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으로 출시하는 게 목표”라며 “가려움증 등으로 판매 가능 질환군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먹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개발하는 ‘VVZ-2471’은 올해 3월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갔다.

자체 개발한 다중표적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후속 물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인성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VVZ-3416’ 등이다. 이 회장은 “VVZ-3416은 미토콘드리아를 회복시켜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도 확인돼 적응증 확대가 기대된다”며 “다음달 전임상에 들어가고 내년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임상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국내 기업 중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설 기업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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