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논란 트랜스젠더 협찬했다가…美 1위 맥주 업체 '굴욕'

입력 2023-06-15 08:08   수정 2023-06-15 08:13



여성에 대해 그릇된 성인식을 보여준다는 비판을 받았던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를 협찬했다가 논란이 된 미국 점유율 1위 맥주 브랜드가 20여년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은 컨설팅 회사 버프 윌리엄스가 리서치 회사 닐슨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버드라이트가 보이콧 이후 지난 6월 3일까지 4주 동안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버드라이트는 미국 맥주 시장에서 2001년부터 1위를 지켰지만, 논란이 불거진 후 이번에 월간 기준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버더라이트의 매출 급감은 지난 5월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인 딜런 멀바니(Dylan Mulvaney, 26) 협찬 논란 이후 이뤄졌다.

버드라이트는 멀바니의 팟캐스트 '소녀시대'(Days of Girlhood) 1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얼굴을 넣어 특별 제작한 버드라이트 캔 제품을 선물로 보냈다. 멀바니는 당시 팟캐스트에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 속 오드리 헵번처럼 꾸미고 나와 "내가 여성이 된 지 1년이 됐고, 버드라이트가 최고의 선물을 보내주었다"며 본인 얼굴이 새겨진 버드라이트 캔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를 본 몇몇 소비자들은 반발하며 불매 운동이 불거졌다. 보수 성향의 정치인뿐 아니라 운동선수, 모델과 뮤지션 등 유명인들도 불매 의사를 밝혔고, 진보 성향의 여성 인권 전문가들도 우려를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면서 버드라이트 판매량뿐 아니라 모회사인 ABI 주가까지 폭락했다.

멀바니는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뮤지컬 무대에 오른 아역 배우 출신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중단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지난해 3월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히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또한 '안면 여성화 수술'이라는 제목으로 틱톡에 여성처럼 보이기 위해 진행하는 성형 수술 과정을 공개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단숨에 미국 엔터테인먼트계 샛별로 급부상한 멀바니는 올해 2월 진행된 제65회 그래미어워드에 참석하기도 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협업 요청을 하면서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멀바니가 보여주는 '여성성'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화려한 색의 립스틱을 바르고, 값비싼 옷에 무책임하게 돈을 쓰는 행동을 자신의 SNS를 통해 여과 없이 노출하면서 여성을 수동적이고 생각이 없는 존재로 만든다는 비판도 나왔다.

버드라이트 측은 멀바니와 협업을 담당했던 마케팅 담당 임원 2명을 휴직 처분하고, 미국 국기와 함께 탁 트인 시골을 질주하는 말이 등장하는 새 광고도 시작했다. 브레든 위트워스 ABI 북미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논의에 끼어들 생각이 없다"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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