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 13구역 재건축 탄력…"교회와 보상 문제 일단락"

입력 2023-06-15 17:48   수정 2023-06-17 12:42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13구역이 부지 내 ‘종교시설 보상 문제’라는 고비를 넘겼다. 그동안 재건축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는 조합과 보상을 원하는 교회의 입장이 엇갈려 사업이 지체돼 왔다. 최근 법원이 강제조정에 나서면서 조합은 이를 바탕으로 늦어진 사업 일정을 만회할 계획이다.

15일 정비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방배13구역 주택재건축조합이 부지 내 교회 두 곳을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 소송에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을 내렸다.

강제조정은 사건 당사자가 합의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합의 내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조합이 2021년 처음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만의 합의다.

법원의 결정문에 따르면 조합은 새로 마련되는 재건축 부지에 기존과 같은 크기의 종교용지를 공급해야 한다. 또 새로 지어지는 교회 공사비도 보상해야 한다. 2개 교회에 대한 보상비는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사 기간에는 인근에 임시예배당을 조합이 마련해줘야 한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조정이 확정됐고, 양측이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오랜 기간 빚었던 갈등이 일단락됐다”고 했다.

법원 결정으로 방배13구역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곳은 대지 12만9891㎡에 최고 높이 22층, 35개 동, 2369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애초 최고 층수를 16층으로 제한받았는데,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정비계획 변경을 의결하며 최고 층수가 22층으로 완화됐다. 동시에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가구는 1218가구에서 1130가구로 줄이고, 85㎡ 이상 대형 가구를 늘려 사업성을 높였다.

일반적으로 종교시설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복병’으로 불린다. 공사 기간에도 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종교시설은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보상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 조성되는 부지 중에서도 좋은 입지를 종교용지로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조합원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일부 사업지는 입주 직전까지 갈등을 반복한 탓에 조합원의 입주가 늦어진 사례도 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종로구 숭인동 1169구역은 사업 부지 내에 있는 교회 보상금 지급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성북구 장위10구역은 교회가 500억원이 넘는 보상비를 요구하자 아예 교회 부지를 정비구역에서 제척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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