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서 소외받는 中企 대출 늘릴 것"

입력 2023-07-06 18:20   수정 2023-07-07 02:35


정부의 5대 은행 과점체제 깨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방침 발표(5일) 하루 만에 대구은행이 올해 3분기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하는 등 시중은행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으로 낮아진 조달 비용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앞세워 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중심으로 은행권 경쟁을 촉진한다는 목표다.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충청지역에는 거점점포를 열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침이다.
○조달금리 낮춰 경쟁력 확보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6일 대구 수성동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컨설팅사와 협업해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해 2~3개월 안에 전환 인가를 신청하겠다”며 시중은행 추진을 공식화했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수준의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갖췄는데도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받는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시중은행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대구은행 신용등급은 5대 은행과 같은 AAA지만 그동안 선순위채 조달금리는 5대 은행보다 0.04%포인트,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금리는 0.21~0.25%포인트 더 높았다. 시중은행으로 바뀌면 더 낮은 금리로 자본 조달이 가능해 여·수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중신용 중소기업 대출을 틈새시장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낮은 신용도 탓에 5대 은행에서 소외됐던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 고객은 신용도가 높은 1~2등급인 데 비해 대구은행은 4~6등급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신용 위험이 높은 고객 경험이 풍부하고, 건전성 관리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며 “대구은행은 1금융권(은행)과 2금융권(저축은행 등) 사이 1.5금융권으로 시중은행과 겨뤄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5대 은행에 비해 부족한 점포망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준(準)인터넷전문은행’ 전략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황 행장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디지털금융 브랜드(모바일뱅킹 앱)인 IM뱅크와 점포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해 인터넷은행 수준의 효율성을 갖추면서도 대면 채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 확충 위한 증자도 검토
시중은행 전환 이후 대구은행의 이름을 바꾸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황 행장은 “포항제철이 해외영업이 늘어나면서 포스코로 사명을 변경한 것처럼 시중은행이 됐다고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며 “(사명 변경의) 유불리를 따져보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황 행장은 대출 자산 확대 등 시중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증자 가능성도 언급했다. 대구은행의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4조8296억원으로 20조~30조원 수준인 5대 은행에 크게 못 미친다. 그는 “DGB금융(대구은행 지분 100% 보유)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배에 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며 “시중은행 전환을 계기로 주가가 오르면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했다. PBR이란 시가총액을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망해서 보유한 자산을 모두 팔았을 때 받을 수 있는 값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구=오경묵/김보형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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