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신지애 클래스, 4년 만에 돌아와 '메이저 2위'

입력 2023-07-10 18:32   수정 2023-08-09 00:01


10일(한국시간) 끝난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의 마지막 18번홀(파5). 35세 베테랑 신지애가 불끈 쥔 주먹을 번쩍 들었다. 얼굴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5m 거리의 버디 퍼트로 준우승이 확정된 직후였다. 프로 통산 64승을 거둔 신지애는 그린을 빠져 나가며 손키스를 날리는 등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프로 19년차 신지애의 시계가 거꾸로 흐르고 있다. 거의 모든 여자 골퍼가 은퇴했거나 고민하는 30대 중반에 세계 최고수들을 압도하는 실력을 보여서다. 신지애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424야드)에서 열린 US여자오픈(총상금 11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쳐 찰리 헐(27·잉글랜드)과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앨리슨 코푸즈(25·미국)에게 3타 뒤진 신지애는 준우승 상금으로 96만9231달러(약 12억6000만원)를 챙겼다. 공동 2위는 신지애가 이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이전 최고 성적은 2010년 공동 5위였다.

2013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며 11승을 쌓은 신지애는 2승을 거둔 브리티시 여자오픈(현 AIG 여자오픈)을 제외한 다른 메이저대회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코스가) 길고 (러프가) 질긴 메이저 무대는 신지애의 정교한 골프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래서인지 신지애는 2014년부터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한’ 일본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신지애가 LPGA에 도전장을 내민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할머니에게 페블비치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할머니는 그사이 세상을 떠났지만, 신지애는 할머니와의 약속을 허투루 내치지 않았다.

그는 페블비치의 함정을 노련한 쇼트게임으로 요리했다. 신지애는 티샷 이득 타수(최종라운드 기준)에선 -0.09타(43위)에 그쳤지만, 어프로치 이득 타수(3.22타·2위)와 퍼팅 이득 타수(3.28타·2위)로 만회했다. 선두에 5타 뒤진 5위로 출발한 그는 이날 버디 5개를 포함해 4타를 줄였다. 톱10 입상으로 내년 대회 출전권도 확보한 그는 “챔피언이 된 것처럼 기쁘다”며 “(다음 대회에선) 한 계단만 더 올라가 보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LPGA투어 2년차 코푸즈는 자신의 커리어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했다.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난 코푸즈는 필리핀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선수다. 또 같은 하와이 출신이자 이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미셸 위 웨스트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선배의 은퇴 경기를 후배가 빛내준 셈이다. 미셸 위 웨스트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코푸즈는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김효주(28·공동 6위)와 유해란(22·8위)은 톱10에 진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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