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SSN) 아나폴리스함이 24일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부산을 떠난 지 사흘 만으로, 북한과 중국에 한·미 핵 억제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해군은 아나폴리스함의 제주 기항에 대해 “작전 임무 중 군수 적재를 위한 목적”이라며 “한·미 해군은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교류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나폴리스함은 대함전 및 대잠전을 주 임무로 수행하는 핵추진 잠수함으로 62척이 건조된 LA급 잠수함의 49번째 함정이다. 수중배수량 6900t으로 13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아나폴리스함의 방한은 지난 18~21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오하이오급(1만8000t급) SSBN 켄터키함이 떠난 지 사흘 만이다. SSN은 SSBN과 같이 원자력을 동력으로 움직이지만 핵무기가 아니라 어뢰 등 비핵무기를 탑재한다. 다만 과거 냉전 시기에는 핵탄두 탑재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하기도 했다.
미 핵추진 잠수함이 연달아 방한한 것은 한·미 정상의 지난 4월 ‘워싱턴 선언’ 이행 차원으로 해석된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진해와 부산을 방문한 전례에서 벗어나 제주에 입항한 것도 한국 내 방문 기지를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미국 잠수함은 더 자주, 더 다양한 이유로 한국 기지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켄터키함의 부산 기항과 관련, ‘대만에 대한 중국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머리에 만약 그들이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입력시켜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전승절’이라 부르는 오는 27일 6·25전쟁 정전기념일 70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 중이다. 북한이 이번 전승절을 전후해 5월에 실패한 정찰위성 발사를 재시도하거나 위성체 본체 등을 열병식에서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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