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종료되면서 억눌렸던 항공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노선은 회복을 못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 때 일본과 함께 한국인들이 자주 찾았던 중국 노선이 지금은 항공사들엔 ‘계륵’처럼 변한 것이다. 전통의 황금노선이어서 노선을 닫기 힘든 상황에서 승객은 늘지 않아 항공사들의 실적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펜데믹 종료로 다른 노선을 급속도로 회복하는데, 중국 노선은 상승률이 아직도 더디고 예약률도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전 수익성이 좋아 ‘황금알’을 낳는 중국 노선이었지만, 올해는 항공사 실적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중국 노선 매출은 2199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4621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2019년 12%에서 올 상반기 5% 안팎으로 주저 앉았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중국 노선을 가장 많이 유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을 2019년 주당 191회에서 이날 기준 79회로 3분의 1 줄인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 관광객들은 엔데믹을 맞아 환율도 좋고 비자 발급 없이도 갈 수 있는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올 상반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를 방문한 외국인의 수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4분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자 저비용항공사(LCC)보다 중국노선이 많은 대형항공사(FSC)들은 최근 견디다 못해 중국 일부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9일부터 인천~샤먼 노선 운항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부터 핵심 비즈니스 노선인 김포~베이징 노선, 인천~선전 노선 운항을 멈췄다.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인천~홍콩, 제주~베이징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에어부산은 지난달부터 부산~마카오 노선을 재운항한다. 그동안 일본 노선 위주로 운항해온 에어서울도 오는 10월께 홍콩 노선 취항을 재개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 회복 속도가 일본, 동남아 노선에 비해 절반도 못 따라오는 게 현실이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며 “하반기에 늘어날 중국인의 한국 관광, 한국인의 중국 관광 수요에 대비해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김재후 기자 hu@hn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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