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20억씩 현금 손에 쥔다"…인플루언서 놀라운 수익 비결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입력 2023-08-24 09:21   수정 2023-08-24 10:11


구독자 7만명가량을 보유한 패션계 인플루언서 A씨는 유튜브를 통해 매달 20억원가량의 현금을 손에 쥔다. 구독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그가 이처럼 거액을 벌 수 있게 된 건 불과 몇 개월 사이의 일이다.

유튜브에 쇼핑 탭이 생긴 것이 A씨에게 결정적인 호재가 됐다. 그녀의 일상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구독자들이 동영상 아래에 나와 있는 구매 탭을 많이 누를수록 A씨의 지갑이 두둑해지는 구조다. 구매 탭을 누르면 그녀가 입은 옷, 마시는 음료, 손발에 걸친 쥬얼리를 살 수 있도록 유튜브가 채널을 열어준 덕분이다. 유튜브는 2020년경부터 e커머스 진출을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주력 사업 모델인 광고에 더해 유튜브를 아마존을 능가하는 쇼핑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구글(유튜브 모회사)의 전략이다.
미국 본사로 한국 브랜드 초청한 구글
유튜브가 어떤 방식으로 e커머스를 구현할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와 관련, 유튜브 측은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 한국을 테스트 베드(시험 무대)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례를 통해 유튜브가 무엇을 하려는 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구글 머천트 센터(Google merchant center)의 직원들이 한국을 찾았다. 국내 주요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e커머스 플랫폼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의 e커머스 전략에 대한 설명이 있던 것으로 안다”며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고 있다는 게 핵심 요지다”고 말했다.

올해 3~5월경엔 올 상반기엔 아모레퍼시픽, CJ온스타일 등 몇몇 업체들이 구글 본사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구글의 다양한 시설들을 견학하고, 유튜브를 활용한 각 브랜드의 D2C(브랜드가 유통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와 대면하는 온라인 판매) 전략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루언서 A씨와 사례와 최근 구글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유튜브 e커머스 전략의 핵심은 D2C 플랫폼일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패션, 식음료 등 소비재 기업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첫 번째 선보이는 ‘상품 랜딩(착륙)’ 장소로 유튜브를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TV 광고 등 거액의 마케팅 비용이 필요 없는 데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식음료 제조사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 쿠팡이 힘겨루기하는 것을 보면서 제조사나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D2C를 키우는 것이 대형 유통사와의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쿠팡 외에 네이버, 카카오 등 다른 e커머스 플랫폼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지만 결국 광고 비용 집행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D2C 플랫폼 지향하는 유튜브
유튜브도 광고가 최대 수익원이다. 하지만 유튜브의 D2C플랫폼은 적어도 초기엔 광고와의 연계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루언서 A씨의 사례에서 A씨는 B사의 음료를 판매하면서 매출의 40%를 가져간다.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채널은 쿠팡, 네이버스토어, 카카오 선물하기, G마켓 등이다. B사가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e커머스 채널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유튜브는 수수료 등 어떤 수익도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테스트 단계여서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D2C 수요가 있는 기업과 셀러를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유튜브 측은 CJ온스타일 등 국내 주요 소비재 기업들이 D2C용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약 20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가 후원하는 인플루언서를 ‘공급’해주는 일도 있을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나이키처럼 대형 브랜드는 자사몰로 D2C를 구현할 수 있지만, 모두가 나이키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유튜브의 노림수다. 국내에선 카카오가 카카오메이커스 등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고 있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다. 텍스트 기반의 카카오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동영상 기반의 SNS 플랫폼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마존도 못 뚫은 한국 e커머스 시장 뚫을까?
D2C 플랫폼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왕훙이라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이 대놓고 물건을 판매하는 틱톡과 같은 방식을 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럴 경우 자칫 ‘유튜브의 혼탁’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위험 요소를 제거하면서 구독자들이 쇼핑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e커머스 플랫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유튜브의 목표일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 콘텐츠 커머스의 완벽한 구현이다. 역사 강연 동영상을 보다가 관련 도서를 즉각 구매하고,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동영상에 나온 장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사는 식이다.

유튜브의 모회사인 구글이 포함된 기업집단인 알파벳은 소비자 각각에 특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엔 세계 최강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아마존도 못 뚫은 한국 e커머스 시장에서 유튜브가 과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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