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도 백기?…"장기투자도 하지 마라"

입력 2023-10-05 18:00   수정 2023-10-12 16:3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가 지금은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채권 펀드 운용사 핌코(PIMCO)의 공동설립자로, ‘원조’ 채권왕으로 꼽힌다. 현재 야누스캐피털그룹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그로스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투자 전망에서 “미래 총수익률 측면에서 지금은 주식과 채권을 모두 포기하는 게 낫다”며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해 투자 기회를 찾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채권 투자 안 권하는 채권왕
그로스는 투자 전망에서 “현재 채권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도 주식보다는 적어도 채권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는 장기적으로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로스가 채권 투자를 비추천하는 이유는 미국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3일 연 4.8%대로 치솟으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할 의지도, 능력도 없을 것으로 본다”며 “미 국채 금리가 조만간 연 5%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뜻한다. 그로스는 국채 금리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 미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이 고평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현재 국채의 실질 금리를 고려하면 S&P500지수의 PER 배수는 18배(현재)가 아니라 12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의 급락세가 과거 닷컴버블 붕괴 당시 증시 폭락 수준에 필적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만기가 10년 이상인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은 2020년 3월 고점 대비 46% 하락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붕괴했을 때 증시 하락률인 49%에 근접했다.
○“기업 인수 등에서 기회 찾아야”
그로스는 대신 기업의 대규모 M&A와 관련해 기회를 포착하는 ‘합병차익거래’를 추천했다. M&A에 반대하는 주주는 회사 측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주의 매수청구가격이 현재의 주식 시세보다 높으면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익을 남길 수 있는데, 이를 합병차익거래라고 한다.

그로스는 합병차익거래를 통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으로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추천했다. 영국 미국 등 주요국 반독점 규제당국의 인수 저지로 여러 차례 무산 위기에 처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인수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MS의 액티비전 인수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데 이어 지난달 말엔 영국 경쟁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이 거래를 승인하기로 했다. 그로스는 또 다른 종목으로 카프리를 꼽았다. 코치 등 패션 브랜드를 소유한 태피스트리가 카프리를 인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로스는 마스터합자회사(MLPs) 투자도 추천했다. 원유와 가스의 송유관, 저장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에 주로 투자하는 MLPs는 거래소에서 공개 거래되는 유한 파트너십이다. 유한 파트너십이 갖는 세제 혜택과 증권처럼 공개 거래돼 생기는 유동성이라는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 그로스는 국제 유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MLPs가 이미 고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리안/노유정 기자 knra@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