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영화 만드니 '60억'…"티켓값 비싸도 잘 팔려" 대박 [연계소문]

입력 2023-10-08 21:37   수정 2023-10-08 21:38


불황의 늪에 갇힌 극장가가 '팬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K팝 아티스트의 콘서트 실황 영화를 잇달아 상영관에 내걸며 팬심에 기대어 새 활로 모색에 나섰다.

CGV는 가수 아이유가 지난해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한 콘서트를 영화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는 18일부터는 김호중이 3개월간 전국 6개 도시에서 진행한 첫 전국투어 콘서트 무대와 군산 여행 여정을 담은 음악 영화 '바람 따라 만나리 : 김호중의 계절'을 단독 개봉한다.

메가박스는 샤이니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특별 기획된 콘서트 영화 '마이 샤이니 월드'를 내달 공개한다. 오는 25일부터 11월 말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에스파의 VR 콘서트도 열린다.

팬들이 영화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K팝 팬덤은 2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 쇼크'에도 불구하고 거센 화력을 유지해 왔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은 K팝 시장에 그대로 적용됐다. 대면 만남이 줄어들면서 공연 등 직접 매출은 크게 감소했지만 각종 온라인 콘텐츠를 생성해내며 간접 매출 범위를 확장, 팬덤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엔데믹 전환과 함께 억눌렸던 팬덤 소비는 폭발했다.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특히 눈에 띄는 건 실황 콘텐츠의 인기다. 티켓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급증한 공연 수요, 대중가요 인기에 따라 확대된 팬덤 규모, 높아진 기술력이 맞물리며 팬들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콘텐츠가 됐다.

일례로 임영웅의 콘서트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지난 6일 기준 총매출액 60억5971만원을 기록, 올해 한국 영화 매출액 16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는 20억3565만원, '아이유 콘서트 : 더 골든아워'는 18억751만원의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콘서트 실황 영화의 경우 배급사가 각 소속사와의 협의를 통해 단독 개봉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상영관이 많지 않다는 뜻인데, 러닝타임이 길어 여러 회차를 열 수도 없다. 단 일반 영화보다 티켓값이 비싸 매출액이 높은 편에 속한다. 현재 상영 중인 아이유 실황 영화의 경우 주말 기준 CGV 2D 가격이 2만2000원으로 일반 영화 1만5000원보다 비싸다. 아이맥스도 기존가(2만2000원)보다 2000원 비싼 2만4000원, 싱어롱은 2만7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영화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됐지만, 팬들은 그보다 몇 배나 더 비싼 콘서트 티켓도 전 회차를 다 구매할 정도로 열성적인 소비 성향을 보인다"면서 "극장의 음향 기술이 현장 못지않은 사운드를 구현할 정도로 좋고, 응원봉을 들고 볼 수 있는 싱어롱 상영회가 마련되는 등 팬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실황 영화 또한 하나의 팬 문화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봉을 한 뒤에야 스코어를 알 수 있는 영화와 달리 실황 콘텐츠는 팬덤 규모를 토대로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다만 수익성이 있는, 두꺼운 팬덤을 보유한 스타 중심이다 보니 다양한 장르가 영화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코어 팬'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전략은 K팝에만 그치지 않는다.

롯데시네마는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아스널의 라이벌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 출전한 우리 대표팀의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를 생중계했다.

메가박스는 미술·클래식 등 순수예술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유명 미술관과 작품 및 예술사를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강연 프로그램 '시네 도슨트'를 시즌제로 선보이는 중이다.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시네 도슨트 시즌1은 최고 좌석 판매율 81%, 시즌2는 89%를 기록했다.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시즌3에서는 미켈란젤로, 모네, 반 고흐, 클림트, 피카소를 집중 조명한다. 이 밖에도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이고르 레빗, 다닐 트리포노프의 공연 실황 등을 준비했다.

영화 마니아인 직장인 A(33)씨는 "기획하는 콘텐츠에 따라 극장에 대한 이미지가 리브랜딩 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극장을 단순히 영화 보러 가는 곳으로만 여겼는데 이제는 가요에 미술·클래식·스포츠 경기까지 본인의 취향에 맞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다양한 관객들이 극장을 찾게 하기에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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