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뛰고 실적 악화에 '패닉셀링'…외국인 나흘간 1.2조원 매도

입력 2023-10-26 18:26   수정 2023-10-27 01:29


코스피지수가 연이은 악재에 휘청거리며 올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8월 1일 연중 고점(2667.07)과 비교하면 13.7%나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다시 연 5%대에 근접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다 국내 산업의 기둥인 반도체·배터리 업황 전망도 어두워지면서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있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과 미국 경제지표 발표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美 국채 금리 연 5% 근접하자 ‘패닉’
26일 코스피지수는 2.17% 하락한 2299.08, 코스닥지수는 3.50% 하락한 743.8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폭은 3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당시(-2.56%)보다 커 올해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했다.

두 지수 모두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가면서 연중 상승분을 대부분 뱉어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2차전지주 상승과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으로 연초부터 7월 말까지 18.2% 올랐다. 그러나 9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주 투자심리가 꺾인 데다 중동 정세 불안,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악재가 불거지면서다.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환율까지 뛰면서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외국인은 4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33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외 증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오르내리는 데 따라 급등락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패닉셀링이 나와 지수가 더욱 하락한 면도 있다”고 했다.
○2차전지·반도체 업황도 침울
국내 증시의 주축을 이루는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부진해 주가가 줄하락한 점도 이날 증시 급락을 유발했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이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이유로 “내년 매출 증가율이 올해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4% 하락했고 포스코홀딩스(-5.09%), LG화학(-6.99%), 삼성SDI(-5.05%) 등 주요 2차전지주도 약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시총 1, 2위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가 이날 각각 6.2%, 10% 급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가 다수의 제조사로 확대되고 있고, 중국은 흑연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자동차 3사의 파업 영향도 2차전지 업황에 마이너스 요소”라고 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더뎌질 것이란 전망도 증시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손실이 1조7920억원이라고 밝혔다. 직전 분기에 비해 영업손실이 1조901억원 줄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며 이날 주가가 5.8% 하락했다. HPSP(-12.9%), 동진쎄미켐(-6.17%) 등 반도체 장비주 역시 약세를 보였다.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며 전날 주가가 9% 넘게 하락한 점도 반도체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FOMC·미국 실업률이 증시 변수”
전문가들은 다음달 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3일 발표될 미국 10월 실업률 지표 등이 단기적으로 증시를 움직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고용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온다면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점도표 변화 여부도 주목할 요소다.

정 팀장은 “실업률 지표와 FOMC를 거치면서 고금리 장기화가 진짜일지 아닐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단이 뚫려버리면 외국인의 국내 증시 탈출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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