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의 공간생각] 로봇이 공간을 바꾼다

입력 2023-11-01 09:44  

이 기사는 11월 01일 09: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공간을 바꾼다. 바퀴가 발명되면서 공간은 바퀴에 맞게 바뀌었고,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며 공간도 자동차 친화적으로 변했다. 또 어떤 기술이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을 바꿀까? 다음은 로봇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현재 로봇 도입이 본격화된 분야는 제조업계다. 이른바 ‘스마트팩토리’의 주인공이 바로 로봇이다. 물론 과거 공장에도 자동화 설비가 있었지만 최근 로봇의 존재가 급격히 대두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노동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수십년을 지배한 리카도(David Ricardo)의 비교우위론에서 비롯된 세계화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한 국가가 인건비가 싼 국가에 공장을 짓고, 가성비 좋은 물건을 공급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리쇼어링(reshoring)이라는 미명 하에 선진국들은 자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비싼 인건비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판단을 내리겠는가? 고용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로봇의 도입은 싫든 좋든 세계경제 블록화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로봇은 크게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나뉜다. 산업용 로봇 중 최근 대두되는 것이 협동로봇이다. 안전펜스 안에서 사람의 접근이 금지된 거대한 자동화 설비가 아니라, 공장에서 사람과 작업공간을 공유하며 작업을 돕는 로봇이 바로 협동로봇이다. 대표적인 것이 6축 이상의 관절로 된 ‘로봇팔’이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품종 생산에 적합하고 설치 위치가 고정되지 않아 이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같은 공간에서 작업자의 효율을 향상시키기에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공장을 점유(?)하면 공장의 공간도 크게 바뀔 것이다.

서비스용 로봇은 이미 우리에게 친숙하다. 로봇이 서빙하는 식당도 많아졌다. 공항에는 안내 로봇이 드물지 않게 보인다. 그 외에도 돌봄, 의료, 배달, 가사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착용한 사람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개발도 주목할 만하다.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무거운 짐을 나르는 산업현장에서 인간의 힘을 배가시킨다. 노약자도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만 하면 장시간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의 발전은 우리 생활 속 공간의 개념을 상당부분 바꿀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두번째 사옥인 ‘네이버 1784’를 준공했다. 기존 오피스 공간과 상당부분 다르다. 우선 바닥에 문턱이 없고 모두 평평하다. 로봇이 다니면서 직원들에게 식음료나 소포 등을 배달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팩토리얼 성수’는 이것들에 더해 로봇 대리주차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로봇의 등장이 오피스 공간을 바꾸고 있다.

로봇이 우리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려면 무엇보다 어색하지 않게 작동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로봇 부품기술의 발전이다. 로봇의 핵심 부품은 모터, 감속기, 제어기, 센서를 들 수 있다. 이중에 현재 로봇 원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감속기이다. 로봇을 움직이는 것은 모터다. 하지만 모터는 일정하게 고속 회전한다. 이러한 회전을 원하는 만큼의 속도나 힘으로 줄여주는 것이 감속기이다. 이 감속기가 정교해야 로봇팔의 관절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로봇 부품은 카메라 센서와 힘·토크 센서다. 카메라 센서는 로봇의 시각, 힘·토크 센서는 로봇의 촉각을 담당한다. 로봇이 공장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확대되려면 시각과 촉각이 더욱 정교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로봇의 기술력은 일본이 앞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삼성,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과 뛰어난 벤처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집중하고 있으므로 그 앞날은 밝다고 본다.

칼럼을 빌어 로봇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가볍게 이야기해보았다. 로봇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의 공간 곳곳으로 스며들어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공장과 도시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