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사태’ 불똥 튈라…스스로 몸값 낮추는 스팩 합병 비상장사들

입력 2023-11-27 14:47   수정 2023-11-28 09:42

이 기사는 11월 27일 14: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팩 합병을 추진하는 비상장사가 잇따라 기업가치를 낮추고 있다. 파두 사태로 미래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진 시장 분위기를 의식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피아이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20% 하향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검사 솔루션 전문기업 피아아이는 지난 24일 기업가치를 4107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하나금융25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 심사를 받고 있다.

이달 초 목표 기업가치를 4888억원에서 4485억원으로 낮춘 데 이어 추가로 낮춘 것이다. 자산가치는 그대로 유지했으나, 미래 추정 실적을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산출하면서 수익가치가 낮아졌다. 스팩 합병 과정에서 비상장법인의 합병가격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산술평균해 구한다.

피아이이의 목표 기업가치가 낮아진 건 미래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져서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당초 180억원에서 144억원으로 20% 낮아졌다. 2024~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약 10%씩 하향 조정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상승 등을 반영한 결과다.

당초 31~37%에 달할 것으로 영업이익률 전망치 25~33%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시장 상황에 맞춰 미래 실적 추정치와 합병비율을 수정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매출 추정치는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올해 매출 추정치만 583억원에서 577억원으로 약 1% 낮아지고 2024년~2027년 매출 추정치는 이전보다 약 3%씩 커졌다.

피아이이는 공모액 300억원 이상 대형 스팩(SPAC) 중 첫 합병 사례이자 역대 스팩 합병 기업 중 최대어에 도전하는 회사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IB 업계에선 파두 사태로 미래 실적 추정치로 상장하는 기업에 대한 평판 악화를 우려해 스팩 주관사인 하나증권이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IPO 본부장은 “특례 상장뿐 아니라 스팩 합병도 미래 추정 실적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실적 추정치를 재점검할 필요가 생겼다”며 “실적 시즌이 끝난 데다 금융감독원과 하국거래소 등이 깐깐한 증빙을 요구하기로 한 만큼 그에 따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피엔반도체, 흑자전환 시기 2025년으로 변경
하나증권의 다른 스팩인 하나머스트7호스팩과 합병을 앞둔 반도체 팹리스 사피엔반도체도 지난 23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낮췄다.

최초 합병 공시를 냈던 지난 6월 사피엔반도체와 하나먼스트7호스팩의 합병비율은 약 1대 0.1086이었으나 이달 14일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약 1대 0.1119로 수정한 데 이어 지난 23일 1대 약 0.1305로 한번 더 수정했다.

존속법인인 사피엔반도체의 기업가치를 더 낮췄다는 의미다. 합병 이후 사피엔반도체의 예상 기업가치는 최초 합병 공시 당시 1517억원에서 1475억원, 1280억원으로 차례대로 낮아졌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 구동시스템 반도체(DDIC) 설계다. 팹리스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에서 파두와 비슷한 시기에 증시 입성을 꾀하며 주목을 받았다.

처음 합병 결정 당시 실적 추정치를 살펴보면 올해 매출 129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14일 74억원으로 낮춘 데 이어 이번 정정 신고서에선 35억원으로 제시했다. 최초 전망치와 비교하면 73% 감소했다. 2024~2027년까지 매출 추정치 역시 각각 최소 10%에서 최대 32%까지 하락했다.

시장 개화 시기의 불확실성 등을 반영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을 바꾼 결과다.

매출 감소에 따라 올해 예상 영업손실은 42억원에서 69억원으로 커졌으며, 흑자전환 시기 역시 내년에서 2025년으로 1년 미뤄졌다.

사피엔반도체가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한 뒤 하나머스트7호스팩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스팩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면서 합병 이후 기대 주식 수익률이 커졌다는 의미다.

하나머스트7호스팩이 이달 9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아 주권 거래가 재개된 이후 주가는 2600원 안팎에 머물렀다. 그런데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2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3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약 25.5%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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