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더리펀드 결성 추진…내년 1분기 3000억 목표"

입력 2023-12-25 16:04   수정 2023-12-25 16:05


“2023년을 시작할 땐 ‘늦더라도 천천히 가자’고 했지만,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투자 시동을 걸 때입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벤처투자 시장은 저점을 통과했다고 본다”며 “내년 초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진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예측보다 좀 더 이른 내년 상반기 정도에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복기엔 큰 기업부터 살아나는데 올해 3분기 벤처투자 금액이 전년 대비 24% 늘었고 이 돈이 큰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4분기부터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내년 투자집행 규모를 올해보다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 운용자산(AUM)은 1조617억원으로 독립계 벤처캐피털(VC)로는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에 이어 ‘1조 클럽’에 올랐다. 윤 대표는 “이달 2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며, 내년 1분기에는 3000억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도 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첫 세컨더리펀드다.

그는 “세컨더리 투자 빈티지로는 내년이 가장 좋을 해”라며 “역대급 할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좋든 아니든 낮은 밸류에이션에 투자할 수 있다면 세컨더리 투자자 입장에선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되는 만큼 주주 간 갈등도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적정 밸류에이션을 놓고 창업자와 주주 간 또 주주 사이에서 이견이 커지면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투자 유망 분야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팹리스, 소재·부품·장비, SaaS, 디지털 헬스케어를 꼽았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2차전지 대신 수소에너지를 유력하게 꼽았다. 그는 “2차 전지 시장은 고평가돼 있다”며 “수소는 우리나라 전략산업으로 기초기술을 선점해 놓으면 4~5년 뒤 2차전지 시장처럼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두의 주가 하락으로 AI 반도체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기술 기업을 월간 매출 실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의 존재 이유가 우리나라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AI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과 한국뿐인데 산업 전체를 키우는 동력이 멈추거나 도전과 실패를 피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자회사 똑똑을 통해 VC용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말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분산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데이터 손실을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윤 대표는 임기의 반 바퀴를 보냈다. 그는 “벤처투자 혹한기에 협회장으로 취임해 가장 힘쓴 게 규제 철폐”였다며 기술특례상장제도 개선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 특례를 신설해 첨단 전략기술 분야 기업에 대해 단수 기술평가를 허용하는 등 상장 문턱을 낮췄다. 또 중견기업이 최대 출자자더라도 기술특례상장 신청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그는 “혹한기일수록 정부에 모태펀드 예산을 늘려달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제도 개선과 규제 철폐를 통해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드는 게 현명한 길”이라며 “앞으로도 ‘직방 금지법’이 제2의 타다 사태와 같은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지 않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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