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열린다는데…"안심 못해" 일단 관망

입력 2026-04-18 15:58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일시 해제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지만 실제 선박 통항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이 개방 기간과 조건을 두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해운업계도 여전히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

외신들은 안전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한 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곧바로 정상화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대감을 키운 것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발표였다. 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남은 휴전 기간'이 정확히 어떤 시점을 뜻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10일 휴전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오는 21일 종료 예정인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을 뜻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양측 해석 차이를 더욱 키웠다. 그는 이란 발표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트루스소셜에서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는 절대 폐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휴전 기간 한시 개방이라는 이란 측 설명과는 결이 다르다.

이란이 말한 개방이 완전한 자유 항행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라그치 장관은 상선들이 이란 항만해사청이 공지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는데, 해당 항로는 기존 오만 무산담 인근이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나는 길이다.

'유조선 전쟁: 이란-이라크 위기 기간 상선 공격' 저자 마틴 나비아스는 NYT에 "이는 항행의 자유와 동의어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유지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이란 해상 봉쇄는 전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 브래드 쿠퍼 사령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은 필요한 기간 동안 봉쇄를 유지할 역량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지하라고 지시하는 한 (봉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란도 맞대응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봉쇄가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폐쇄할 것"이라며 해협 통과 여부는 이란 허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해운업계는 실제 통항 재개 여부를 지켜보며 움직이고 있다.

CNBC는 이란 발표 이후에도 유조선들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항 선박들의 이동 추적 영상을 공개했다. CNN 역시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화물선 5척과 유조선 1척이 오만만에 진입했지만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오후 들어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포함한 선박 20척이 호르무즈 해협 좁은 수로로 접근했다가 모두 되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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