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대박난 엑소 '첫눈' 챌린지, 누가 시작했냐고요?

입력 2023-12-30 10:00  


K팝 댄스 챌린지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올겨울 가장 인기 있었던 챌린지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엑소의 '첫눈'을 떠올릴 테다.

눈에 확 띄고, 따라 하기 쉬운 동작 위주로 만들어지는 댄스 챌린지는 전 세계 음악 팬들에 의해 쉽게 재생산돼 마케팅 효과가 크다. 팬덤 위주의 시장에서 대중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으며 이제는 컴백 아티스트들이 '챌린지용 안무'를 짜는 게 당연해졌고, 음악방송 등 여러 팀이 모이는 곳에서 서로의 안무를 춰주는 '챌린지 품앗이'도 흔한 풍경이 됐다.

하지만 '첫눈' 챌린지의 성공 사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일반인에 의해 만들어진 후 인기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역으로 다수의 아이돌이 참여하는 흐름을 보였다.

시작은 11월 말 댄서 황세훈(19)이 올린 게시물에서 출발했다. 엑소 '첫눈'의 음원을 빠른 속도로 돌린 스페드업 버전에 따라 하기 쉬운 큼직한 동작, 밝은 표정으로 창작한 안무를 선보인 그는 "이번 겨울에 첫눈 챌린지 같이할 사람?"이라는 멘트를 달았다. 약 한 달이 지난 29일 오후 기준 해당 게시물은 36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여러 틱톡 이용자들을 비롯해 스트레이 키즈, 엔하이픈,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세븐틴, 트레저, (여자)아이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레드벨벳, NCT,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아스트로, 비비지 등 K팝 아이돌 다수가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중엔 엑소 멤버들도 있었다. '첫눈 챌린지'를 해시태그로 한 게시물은 무려 2억9000만건 이상이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황세훈은 "2010년대 노래를 좋아한다. 겨울이 돼서 '첫눈'을 듣던 중에 챌린지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보게 됐다"면서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안무를 조금 더 쉽게 제작했다. 노래도 스페드업 버전으로 해서 더 귀여운 느낌,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뜨거운 반응을 예상한 건 아니었지만, 챌린지를 올린 당일 새벽 빠르게 올라가는 조회수에 놀랐다는 그였다. 황세훈은 "숏폼 챌린지가 워낙 많으니까 보통 쉽게 보고 지나친다. 눈길을 끌 수 있는 음악, 춤, 표정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가볍게 짠 안무였는데 아이돌분들이 해주니까 재밌고 신기했다. '다음엔 또 어떤 분들이 해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며 웃었다.

본인이 의도한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그룹은 에스파였다고 했다. 에스파 지젤, 카리나는 눈이 내리는 날 편안한 차림으로 야외에서 눈을 맞으며 챌린지 영상을 찍었다. 황세훈은 "챌린지를 구상할 때 생각했던 느낌과 가장 비슷하게 춤을 췄더라"며 미소 지었다.

챌린지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첫눈'은 매년 겨울이 되면 언급되는 인기곡이었지만, 음원차트에서 순위 상승을 거듭하다가 마침내 1위까지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리더 수호는 "멤버들과 함께 축하했다. 챌린지를 통해 많은 분이 노래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순위가 오를 때 처음에는 놀랐지만 지금은 멤버들 모두 즐기고 있다"면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황세훈은 "혹시라도 음악방송에 '첫눈'이 나오게 된다면 내 댄스 크루인 깐병 친구들과 무대에 서보고 싶다. 우리가 짠 안무로 무대를 서고, 아티스트분들이 노래를 불러준다면 엄청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이하 한림예고) 실용무용과를 졸업한 황세훈은 현재 7인조 댄스 크루 깐병의 리더다. 주 장르는 락킹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친누나를 따라 춤을 추기 시작한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춤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그 이후로는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한림예고에 들어갔다고 한다.

학교 공연에 서기 위해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끼리 뭉친 게 깐병의 시작이었다. 현재는 아이돌 활동을 이유로 탈퇴했지만 당시 다크비 멤버인 해리준도 포함돼 있었다. 팬들이 생겨난 건 한림예고 체육대회에서 블락비 '잭팟'에 맞춰 선보인 공연이 주목받으면서였다. 이후 학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입학해 오프라인 공연 기회가 거의 없었던 이들이 직접 만들어낸 기회였다.

황세훈은 '멋도 있는데 개그도 있다'라는 의미가 담긴 크루명을 강조하며 "행복하게 춤을 추고, 춤으로서 감정을 전달하자는 게 내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첫눈' 챌린지 속 환하게 웃으며 춤을 즐기는 모습 자체가 이 가치관을 잘 담아낸 것이라고 했다.

학생 때부터 참가한 댄스 배틀만 무려 40회에 이를 정도로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은 그는 현재 공연과 숏폼 콘텐츠 제작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향후 계획을 묻자 "내년에는 워터밤이나 큰 페스티벌 무대에도 서고 싶고, 춤을 보여줄 수 있는 광고도 찍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또 "다른 아이돌분들의 챌린지를 맡아서 만들어 보고 싶고,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나와 분위기가 맞는 분들과 콜라보레이션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올해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 첫 해였습니다. 깐병 리더로서나 제 개인적으로나 많이 부딪히며 경험한 해였어요. '첫눈' 챌린지가 많은 분께 알려졌는데 내년에는 저와 제 팀이 더 떠서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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