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률 100%' 논란의 '암'…"환자가 일반인보다 오래 살아"

입력 2024-01-01 12:14   수정 2024-01-01 12:45



갑상선암이 3년째 국내 발생률 1위로 집계된 가운데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진료 문제가 의료계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암종별 발생률에서 갑상선암은 68.6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대장암이 61.9명으로 그다음이었고 폐암 59.3명, 유방암 55.7명, 위암 55.3명, 전립선암 35.0명, 간암 28.5명, 자궁경부암 6.1명 순이었다.

또한 2021년도 기준 통계에서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0.1%를 기록하며 100%를 넘었다.

통계가 발표되기 직전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갑상선암 과잉진단을 안타까워한다"며 "갑상선암이 3년 연속 발생 1등인데 이게 무척 큰 당혹감을 안겨준다"며 "갑상선암의 5년(상대)생존율은 100.1%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서 원장은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5년 동안에 몇 사람은 사망하지 않냐"며 "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의 생존율을 100%로 하고 암에 걸린 사람의 생존율을 그 암의 5년(상대)생존율이라고 발표하는 것"이라며 갑상선암 환자의 생존율이 일반인 생존율보다 높은 부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말해서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찾아내 진단할 필요없다는 뜻"이라며 "이미 WHO에서도 한국의 갑상선암의 90%는 (불필요한) 과잉진단이라고 보고서를 냈다"고 전했다.

갑상선암의 발생률은 2000년엔 10% 안팎의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후 2009년까지만 연평균 12.3%씩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치솟는 것을 두고 '과잉진료'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4년 일부 의사들이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이하 의사연대)를 만들어 "건강검진 등에서 갑상선암에 대한 과도한 진단이 이뤄지면서 갑상선암 환자를 대량으로 '양산'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갑상선암 발생률이 주춤해지면서 2015년에는 51.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번 조사 대상 연도인 2021년까지 3년간 다시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암이 됐다.

서 원장은 "의료기관에서 민간검진 항목에 갑상선암 진단을 (근거 없이) 끼워 넣었고 암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자기 돈으로) 불필요한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받고 있다"며 "문제는 불필요한 진단을 받은 갑상선암 환자들의 일부 또는 상당수가 수술을 비롯한 치료로 의료비가 낭비되고,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미국 보건복지부는 무증상인 경우 해로움이 이득보다 크기 때문에 갑상선암 검진을 받지 말 것을 명확하게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생긴 혹 혹은 결절 중 악성을 의미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전이, 원격전이를 일으켜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의 5~10%정도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검진에 의해 발견되고 있다. 목 앞부분에 결절이나 혹이 생기면 갑상선암인지 아닌지를 검사하게 되는데, 결절이 갑자기 커졌거나, 이로 인해 호흡곤란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 있을 때, 목소리의 변화가 있거나,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질 때 등엔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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