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망해? 삼성·현대차 딱 기다려"…사무라이의 '대역습'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1-14 06:00   수정 2024-01-14 19:12



"이제 뭘 하고 먹고 살까."

2017년 일본 도쿄. 섬유회사에서 30년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히로시 키무라 씨는 고민이 컸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결국 섬유업체를 차리기로 했다. 그해 섬유 스타트업인 '윌텍스'를 세웠다.

하지만 주변 시선은 차가웠다. 섬유 사업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해서다. 이 회사는 '전자레인지 가방'으로 통하는 '윌쿡'을 내놨다. 90~130도의 열을 가해 안에 담긴 식품을 제조하는 이 회사 제품은 세계 최대 가전·IT쇼 'CES 2024'에서 이 제품은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CES 부스에서 이 회사 직원은 관람객들에게 "가방에 손을 넣어보라"고 권했다. 손을 가방에 넣자 5초 만에 뜨끈뜨끈해졌다. 가방에 담은 차가운 주먹밥과 핫도그는 5분 만에 김이 났다. 20만원에 파는 이 제품은 열전도율이 높은 발열 섬유로 만들었다.

이번 CES에서는 일본 기업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 중국 기업에 기를 펴지 못했던 일본 기업들이 이번에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대거 선보이면서 도약 채비를 마쳤다.



이날 일본 농기계 업체 구보타의 전시장에도 인파가 몰렸다.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한 구보타는 미국 존디어, 영국 CNH와 함께 세계 3대 농기계 업체로 꼽힌다.

1890년 출범한 이 회사는 1970년 열린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 세계박람회에서 트랙터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50년 넘게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한 우물을 팠다. 이 회사는 일본의 모노즈쿠리(장인정신)를 바탕으로 농기계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쌓았다. 존디어 한국의 대농 등과 비교해서는 자율주행 도입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CES에선 최첨단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다. 이 트랙터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 날씨를 비롯한 주변 변수를 적용해 가장 최적화된 작업량을 추산할 수 있다.



일본 화장품 업체인 시세이도도 처음 CES에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뷰티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다. '뷰티 AR 내비게이션' 앱이 깔린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고 화장품을 바르면, 화장품을 어떻게 문지르고 어느 정도 발라야 하는지 등의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번 CES에서는 일본 '전차(電車) 동맹'도 줄줄이 구성됐다.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협업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의 간판 기업인 소니와 혼다는 CES에서 전기자동차 생산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손을 잡는 협업안을 발표했다. 파나소닉도 CES에서 인피니티와의 협업 내용을 처음 발표했다. 인피니티의 2025년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X80’에 파나소닉이 만든 차량용 오디오·스피커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라스베이거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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