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품 아냐?"…400만원 더 싼 중국판 '짝퉁'에 깜짝

입력 2024-01-24 21:00   수정 2024-01-24 23:52


"이게 바로 화창베이 속도다."

지난 16일 중국 소셜커뮤니티서비스(SNS) 웨이보에 따르면 한 사용자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애플의 비전프로(Vision Pro)로 보이는 혼합현실(MR) 헤드셋 사진을 올리며 이같이 적었다. 사진 속 헤드셋은 현지에서 '애플코어(AppleCore)'라고 불린다. 이른바 '비전프로' 불법 위조품이다. 이 사용자는 "다음달 애플이 비전프로를 출시하는데 화창베이에서 먼저 나왔다"고 했다.
"가격은 정가의 6%"…비전프로 공식 출시 전 '짝퉁' 등장
2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제품 상가 화창베이에서 '짝퉁' 비전프로가 등장했다. 현지에서 '애플코어'라고 불리는 이 제품의 가격은 1600위안(약 29만9000원). 애플 비전프로의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 다음달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식 출시되는 비전프로의 판매가격은 256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 기준 3499달러(약 468만원)다. 정가의 6%에 불과해 매우 저렴하다. 이미 시중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짝퉁' 애플코어의 외관은 애플 비전프로와 상당히 유사하다. 원조 비전프로와 비슷하게 스키 고글 형태로 제작됐다. 제품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가 언뜻 보면 진짜 비전프로와 구분히 힘들 정도다. 애플 최초 MR 헤드셋 비전프로는 특수 알루미늄 합금 소재와 전면 코팅 글래스 등을 사용해 고가의 재료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헤드셋 한 대 제작시 투입된 원재료비만 1509달러(약 202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전프로는 기존 PC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했던 기능을 3차원 현실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가 마치 실제 공간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기능이 핵심. 애플에서 1000명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했다. 비전프로는 착용하면 공간 제약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원하는 크기로 배치할 수 있으며 별도 컨트롤러 없이 눈과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판 모조품은 이같은 기술 수준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조 비전프로엔 동작과 공간 등을 인식하기 위해 카메라 12개와, 센서 5개가 탑재됐으나 모조품엔 단 2개의 카메라만 달려 있고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내구성이 떨어진다. 모조품엔 6년 전 출시된 퀄컴 10나노(nm) 공정의 칩셋 스냅드래곤 710이 사용됐으며,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720p에 불과해 애플 비전프로 4k 해상도와 격차가 크고 성능도 뒤처진다.


업계 관계자는 "짝퉁 비전프로는 외형상 비슷하게 보이지만,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도 질이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며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기성 제품 솔루션에다가 케이스만 씌운 수준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가 10% 짝퉁 갤럭시 버즈…직구로 국내 유통
중국의 '베끼기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부터 헤드폰, 시계, 배터리 등 정보기술(IT)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모조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고가로 분류되는 애플 아이폰과 에어팟 모조품이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연간 스마트폰 모조품 유통 규모만 1억5000만대 수준이다. 애플이 에어팟을 새롭게 출시하면 2~3일 안에 진품과 유사한 모조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중국에서 애플 모조품이 급증하자 애플은 2020년 대대적으로 중국 사후서비스(AS) 정책을 변경했다. 당시 애플은 '에어팟 무상 교체 정책'을 내세웠지만 중국에서는 별도의 검사 과정을 거쳐 제품을 교환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에어팟뿐만 아니라 현지에선 삼성 갤럭시 버즈 이어폰 역시 모조품으로 만들어져 대량 유통되고 있다. 모조품 버즈는 온라인상 가격이 정품의 10% 수준인 1만8000원 이하 수준이다. 일부 모조품은 직구를 통해 국내 시장에도 흘러들어오고 있다. 일부 제품 케이스엔 '삼성(Samsung)' 영문 로고까지 그대로 찍혀 판매되는 경우도 있어 지적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모조품들은 대부분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해외로 유통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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