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체증이 심각할 때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가 하늘 위로 떠오른다. 탁 트인 하늘길을 달리는 차. 공상과학(SF)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기세다. 26일 세계 최초의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비행 자동차)가 공개됐다. 하늘길을 둘러싼 기술이 또 한번 진화했다.
모델A는 2인승이다. 한 번에 1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최고 속도는 시속 56㎞. 항속 거리(이륙 순간부터 탑재된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의 운행 비행거리)는 170㎞다.
전시장은 개막 직후부터 모델A를 보러 온 관람객으로 붐볐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냐”며 곳곳에서 감탄사가 이어졌다. 짐 두코브니 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최고경영자(CEO)는 “활주로가 필요한 기체가 아니다”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자동차처럼 운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플라잉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플라잉카로 거론된 제품 상당수는 활주로가 필요한 전기 헬리콥터에 가까웠다. 두코브니 CEO는 상용화 희망 시기를 내년 말로 제시했다. 판매 가격은 3억~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공중과 지상을 모두 주행할 수 있는 플라잉카가 등장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KT는 UAM 관제 기술을 체험할 공간을 마련했다. 고층 빌딩이나 비행금지 구역을 피해 최적의 하늘길을 알려주는 지능형 UAM 교통관리시스템(UATM), UAM 안에서도 통신이 잘 이뤄지게 하는 기술 등을 소개했다. 추후 UAM 시대가 본격화하면 관련 기술이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UAM은 내년부터 각국에서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MWC를 기점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잉카, UAM 모두 상공에서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고 장애물 추돌을 막을 초고신뢰·초고속·초광대역 통신 및 관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자동차와 연계한 기기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나선 기업도 눈에 띄었다. 중국 아너는 사용자가 화면을 보기만 해도 원격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움직일 수 있는 스마트폰 ‘매직 6 프로’를 선보였다. 시선 추적 인공지능 기능 등이 특징이다. 중국 샤오미는 스마트폰 ‘샤오미14’ 시리즈의 글로벌 출시를 선언하면서 추후 전기차 ‘SU7’과 연동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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