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밸류업 제대로 작동하려면…" 尹대통령에 손편지 보낸 행동주의펀드

입력 2024-02-29 07:37   수정 2024-02-29 16:20

이 기사는 02월 29일 07: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작동을 위해선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손편지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냈다. FCP는 2022년부터 KT&G를 상대로 주주 캠페인을 펼치며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행동주의펀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상현 FCP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신에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 기업들의 고질적인 저평가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이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려면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정상화가 선결 조건"이라고 적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지난 26일 국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다. 국내 상장사에 기업 가치 향상 방안을 매년 자율 공시하도록 하고, 우수 기업은 모범 납세자 선정 때 우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시장에선 실망이 컸다. 상속세 개편과 경영권 방어 제도 도입 등이 빠졌기 때문이다. KT와 포스코, KT&G 등 흔히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도 없었다.

이 대표는 KT&G를 예로 들며 소유 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윤 대통령께서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KT와 포스코는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KT&G는 교묘한 방법으로 내부 카르텔이 여전히 승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CP는 그간 KT&G가 재단 등을 활용해 경영권을 세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KT&G가 자사주를 재단에 증여하고, 재단이 보유한 우호지분을 활용해 KT&G 사장을 내부인들끼리 사실상 승계하고 있다는 게 FCP의 주장이다. KT&G 측은 자사주 출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공익 목적의 출연이며, 사장 선임 절차 역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최근 KT&G 사장 최종후보로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이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사장 후보를 결정한 사외이사들은 외유성 해외 출장을 떠나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이들이며, 최종후보 또한 경찰 수사의 주요 피고발인"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회사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주주를 배척하고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한다면 외부에서 어떤 대책이 발표되더라도 주가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현상을 방치하다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진의가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FCP는 다음달 KT&G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FCP는 KT&G 전·현 경영진이 자사주를 재단에 넘기고, 의결권을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동안 사외이사들이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KT&G 이사회를 상대로 지난달 소송전에 돌입했다.

FCP는 국민연금에 의결권을 행사해 KT&G 대표 선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본인을 KT&G의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달라는 주주 제안도 했다.

KT&G의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6.93%를 보유한 IBK기업은행이다. 지분 6.31%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2대 주주다. KT&G 관련 재단과 기금, 우리사주조합의 합계 지분율은 9.6%다. FCP는 KT&G 지분을 약 1% 보유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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