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이냐 일본이냐"…민주당, 이번 총선도 '한일전' 프레임? [이슈+]

입력 2024-03-16 11:00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순신 장군에 빗댄 민주당이 올해 4·10 총선에도 '한·일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화합을 이끌어야 할 공당(公堂)이 주요 정치 이벤트 때마다 '반일 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1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총선 홍보 포스터를 올렸다. 포스터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이토 히로부미 동상 사진에 "이순신 장군 일번이냐 vs 이토 히로부미 일본이냐"는 문구를 넣었다. 이순신 장군은 민주당 후보 기호인 파란색 숫자 1을 칼 대신 들고 있다.

이 포스터에 민주당 지지자는 "와 아이디어 끝내준다"는 댓글을 달았다. 포스터에 이토 히로부미 동상 옆에는 작은 글씨로 '인재?'라고도 쓰여 있다. 이는 최근 지역 행사에서 인재 육성과 장학사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토 히로부미 일화를 소개했다가 논란을 빚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중앙당도 정부·여당을 둘러싼 친일 논란에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프레임을 부각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2~14일 ▲'대통령은 21세기 신친일파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을 즉각 해촉하십시오' ▲'친일파가 판치는 정부·여당, 윤석열 정권은 친일 정권입니까?' ▲'국민의힘 후보들의 친일 발언, 언제까지 국민이 참아야 합니까?' ▲'난교·친일·일베로 이어진 국민의힘의 막말 벨트' ▲'우리 국민이 일본인의 발톱 때만도 못하다니 난교 예찬 다음은 일본 예찬입니까? 등 정부·여당 인사의 친일 논란을 비판하는 내용의 공식 논평을 5건이나 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 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취하자, 우리나라에는 반일 감정이 확산했다. 이후 민주당 정치인들은 2020년 총선을 기점으로 중요 정치 이벤트마다 '한일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아예 선거 포스터에 "21대 총선은 한일전이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2022년 대선 때도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일전' 프레임이 등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논란이 일었던 지난해 7월, 민주당은 당 대표 회의실에 이순신 장군 동상 사진을 담은 대형 현수막을 거는 등 사실상 '이재명의 이순신화'를 시도했다. 효과는 좋았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모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이 대표의 애칭인 '잼'과 이순신을 합쳐 '잼순신'이라고 표현하면서 "이재명은 현존하는 이순신", "이재명과 함께 후쿠시마 해전 승리하자!", "저쪽(국민의힘)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걸어놓으면 딱 맞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진행된 같은 해 10월 민주당 지도부는 반일 몰이에 노골적으로 앞장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경축. 한일전 축구 우승 금메달"이라며 "내년 한일전 총선도 이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한일전 축구 승리! '금메달', 한일전 야구 승리! '금메달'"이라고 했다. 야구 결승은 대만과 치렀는데도, '한일전'이라고 쓴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반일 감정을 맹목적으로 자극하다 야구 결승 상대로 헷갈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앞을 보는 관점에서의 선거전략이 아니라, 뒤를 보는 과거에 집착하는 선거전략임이 확실하다"며 "현재가 친일, 반일을 주장해야 할 시점인지, 또 그것이 진짜 사실에 맞는지는 보지도 않고, 말초적인 어떤 감정만 자극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아주 저열한 전략"이라고 했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진보, 좌파 진영의 기본적 이념이 반미, 반일, 친북 체제 아래 있다 보니, '반일'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가장 치트키처럼 꺼내 쓸 수 있는 그런 카드라고 본다"며 "상대 진영 후보의 친일 논란 발언은 따끔하게 일침을 가해야겠지만, 그걸 꼬투리 잡아 총선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고자 하는 생각이라면 민주당이 큰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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