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상이 에로영화라도 되나요"…오열한 황의조 피해자

입력 2024-03-19 15:14   수정 2024-03-19 15:30



축구선수 황의조(31)를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한 A씨가 황의조에게 해당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수 이모 씨의 재판에서 "진짜 피해자인 제가 없다"면서 절망적인 심경을 전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수 이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판결 이후 A씨는 KBS를 통해 "판결문에서 '영상과 사진만으로 황의조를 제외한 피해자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걸 고려했다'는 대목에서 좌절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얼굴을 잘라서 올리는 불법 촬영물은 무죄이거나 감형 요소가 된다는 거냐"며 "얼굴이 잘렸다고 영상 속 여자가 피해자가 아닌 게 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 벗은 몸이 국내외 사이트에, 단톡방에 수억 개가 복제돼 돌아다닌다"며 "피해는 온전히 제 몫이다. 유포가 확산하면 될수록 저의 불안감, 공포심은 더욱 커진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자신의 지인들은 영상 속 인물이 자신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의조와 관계 속에 알게 된 지인들은 A씨를 유추할 수 있다는 것.

A씨는 "제가 특정되지 않은 것이 아니다"며 "처음 보는 사람은 저를 특정할 수 없지만,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변호인, 가족과 저의 지인 모두 저를 특정할 수 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변호인, 가족과 저의 지인 모두 저를 특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도 황의조 측의 2차 가해 등으로 주변인들과 단절되고 신원 노출에 대한 압박과 고립 등의 피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판부가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받은 명예의 훼손이란 것에 기울인 관심과 이해 대비,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배려는 현저히 부족했다"면서 "양형 근거에서도 판단 이유에서도 피해자의 존재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황의조와 합의해 황 씨 형수의 선처를 호소했다는 다른 피해자에 대한 내용은 언급돼 있다"면서 "(동영상 유포) 피해자의 피해와 피해자가 호소한 피해의 정도와 2차 피해는 다 어디로 사라졌나"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영상이 법정의 대형 스크린에서 재생됐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당시 비공개 전환 법정에 있었던 이 변호사는 "범죄를 단죄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가 누구인지 아는 다수의 사람이 그 영상을 보게 되는 상황과 피해자가 갖는 성적모욕감이 유포 범죄가 갖는 본질이다"면서 "피해자가 당일 전화 와서 자신의 영상이 에로영화라도 되느냐며 한 시간을 울었다"고 전했다.

A씨 역시 "지난달 28일 재판에서 영상 시청을 위해 재판이 비공개로 전환됐다는 기사를 보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당황스러움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판사님은 제가 누군지 모를 뿐, 가해자 변호인과 황의조의 형수, 제 변호사도 모두 저를 알고 있다. 비공개로 재판이 전환됐지만, 다수의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영상이 시청됐다. 제 벗은 몸의 영상을 개방적인 공간에서 왜 '함께' 시청되고 공유돼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검찰은 이씨에 대한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의 성관계 동영상이 SNS 등을 통해 실제로 광범위하게 유포돼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본 점, 피해자들이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고 형량이 가볍다"고 항고 이유를 전했다.

황의조에 대한 불법 촬영 및 2차 가해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8일 황의조를 불구속 송치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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