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가에 적극 대응 안 하나"…개미들 성토장 된 삼성전자 주총 [종합]

입력 2024-03-20 11:54   수정 2024-03-20 12:50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데 경영진은 왜 그렇다고 판단하시나요?"

"메모리 부분을 놓고 보면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주가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안 하시는지요?"

"실적 부진 책임지고 (임원분들) 사퇴하실 생각 없는지요?"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신기술 경쟁에 대한 삼성의 대응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주총장에는 한 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 등 사장급 경영진 13명이 이례적으로 총출동해 주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증권시장에서 모처럼 삼성전자가 4% 넘게 강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주총 현장에 참석한 600여명의 주주들은 주가 수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주가가 부진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가 수준에 대해 확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올해 반도체 시황과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반도체 실적 견조할 것 같아 주주가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M&A(인수합병)은 많은 부분 진척됐다"며 깜짝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는 "조만간 주주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주주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큰 M&A는 아직 성사되지 않았으나 그동안 M&A를 안 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매진 본사를 M&A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을 보유했다는 예를 들었다.

또 다른 주주가 '반도체 실적 개선 여부'에 대해 묻자 경 사장은 "지난해에 업황의 하강 국면(다운턴)도 있었지만 저희가 준비 못한 부분도 있다"며 "근본적으로 저희가 더 근원적인 경쟁력이 있었다면 사업을 더 잘 할 수 있었겠지만 저희가 사업을 잘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지난 1월부터 흑자 기조로 돌아섰고 액수를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추후 실적발표에서)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근원적인 경쟁력을 회복시켜 업황 영향에 덜 타는 그런 사업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주가 '지난해 왜 메모리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이길 때까지 피해를 무릅쓰며 경쟁하는 게임)' 전략을 택했는지'에 대해 묻자 경 사장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하도록 하겠다"며 "하강 국면에서 투자를 안 해놓으면 업황 상승 국면에서 이익을 향유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그런 부분을 고려해 일정하게 투자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주주가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병철 창업회장이 계셨다면 임원들이 이 자리에 있었겠나. 사퇴하실 생각 없나'라고 묻자 한 부회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날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주총장에 왔다는 한 주주는 "아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삼성전자에 장기 투자하고 있는데 주가가 너무 부진해 경영진들의 얘기를 들어보려고 왔다"며 "다른 때와 달리 경영진들이 구체적으로 답변하고 반성도 하는 것 같아 믿고 계속 투자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기준으로 전년인 2022년과 같은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불만이 목소리가 나왔다. 한 주주는 "배당 총액도 기말 배당의 주당 배당금도 전부 전년과 똑같고, 배당 성향이 당기 순이익의 35%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기말 배당금 끝자리도 361원으로 같은데, 경영진이 주주들에게 너무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처리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 주총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임원이다.

한편 지분율 1% 미만인 삼성전자 소액주주수는 지난해 말 기준 467만2039명이다. 2022년 말 581만3977명보다 크게 줄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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