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상징 '디트로이트' 급격히 쇠락하더니…'반전'

입력 2024-03-26 07:48   수정 2024-03-26 08: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완성차업계의 생산단지가 몰려 있어 '자동차의 메카'로 불리던 디트로이트시의 신용등급이 10여 년 만에 투자 등급으로 회복됐다. 미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했지만, 전기차 전환에 힘입어 지역 경제가 다시 활성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디트로이트시의 신용등급을 종전 Ba1에서 두 단계 격상시킨 Baa2로 책정했다. 무디스는 이날 "미시간주의 재정 회복력이 강화하고 있으며, 예산 운영 실적도 몇 년 째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트로이트는 20세기 세계 완성차업계를 지배하던 곳이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완성차업체가 몰려 있던 덕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자동차 수요는 미국 차에서 일본 차와 독일 차로 옮겨갔다. 연비가 좋고 잔고장이 적어서였다.

2009년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디트로이트는 급격히 쇠락했다. 1950년대 185만명이었던 디트로이트 인구는 70만명 아래로 감소했다. 180억달러 규모의 빚더미에 깔린 디트로이트시는 2013년 7월 동부지구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9)를 신청했다. 지자체 중 최대규모의 파산이었다. 당시 디트로이트시 부채의 20%가량은 퇴직연금과 건강보험 급여로 이뤄졌다.

이후 미시간주가 지정한 비상 재정관리인의 감독을 받던 디트로이트시는 2014년 70억달러 규모의 부채 탕감 등 회생계획안을 내며 파산보호를 종료했다. 하지만 재정관리인의 감독을 계속 받아야 했다. 디트로이트시는 재정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하며 2018년 파산 상태에서 벗어났다. 3년 연속 균형예산을 집행한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미국 연방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도 한몫했다. 미국 정부는 2010년 이후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늘리면서 해외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을 독려했다. 또 2021년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첨단 공장을 자국으로 불러들였다. IRA의 효과로 미시간주에만 일자리 1만개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가로등 켤 예산조차 없던 도시에서 제조업의 상징으로 부활했다는 평가다.



2013년 4만8708달러였던 디트로이트시 지역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지난 2022년 5만4180달러로 높아졌다. 지난해 4월 디트로이트의 실업률은 4.2%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디트로이트시의 세수는 지난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속적인 개발과 주거단지 개선으로 인해 경제 성장세가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시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수 확대로 공공 서비스 지출을 늘리며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디트로이트시를 떠났던 인재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미시간대학교도 디트로이트시에 혁신 센터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무디스도 향후 12~18개월간 디트로이트시의 세수 증가로 각종 공공 서비스 지출이 상쇄될 것이라 관망했다.

제이 라이징 디트로이트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트로이트시가 계속 정상 궤도를 유지한다면 무디스의 전망은 더 낙관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또 다른 업그레이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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