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 에스티젠 에스티팜 등 美생물보안법 수혜 예상

입력 2024-03-27 11:35   수정 2024-03-27 11:36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으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타격을 입게 됨에 따라, 국내에선 바이넥스, 에스티젠바이오, 에스티팜 등 중소형 위탁개발생산(CDMO)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장기적으로 상업용 CDMO업계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생물보안법이 CDMO에 미칠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생물보안법은 올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빠르게 법제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기업 배제 및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진행되어온바 대선 결과가 법의 시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25일 미 하원에서는 중국 최대 유전체 회사인 BGI 그룹과 그 관계회사의 미국 내 사업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생물보안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BGI 그룹과 자회사인 MGI테크, 손자회사인 컴플리트제노믹스를 비롯해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제조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지난 3월 6일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생물보안법을 11대1로 통과시켰고 하원 및 상원 전체 회의 통과 후 대통령 서명을 받으면 법제화 절차가 완료된다. 정유경 연구위원은 "생물보안법은 중국의 미국 제약·바이오 산업에의 개입을 아예 불법화하겠다는 것이고 생산을 통제해 중국을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배척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우시바이오는 중소형 바이오리액터(세포배양기)를 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의약품의 초기 개발단계부터 생산까지 통합서비스를 추구하고 있어 주 고객군이 대부분 바이오텍이다. 정 연구위원은 "생물보안법에 따라 우시바이오가 미국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기업과의 거래관계가 중단된다면 해당 고객사는 (대량으로) 상업용 물질 공급이 필요한 글로벌 제약사보다는 중소형 바이오텍일 가능성이 높다"며 "95% 이상의 프로젝트가 임상 단계에 있으므로 고객사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소형 CDMO로 집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우시앱텍의 경우, 72%의 매출이 합성의약품 CDMO에 집중되어 있으며 CRO 테스팅 서비스가 16%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수가 3200여개에 달하고 이 중 61개만이 상업화 물질로, 대부분 중소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 중이어서 생물보안법 시행 시 다수의 비중국 고객사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CRO 테스팅 서비스 부문은 찰스리버, 바이오릴라이언스(시그마알드리치) 등 다른 글로벌 경쟁사로의 고객 이전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CDMO 서비스 선택 시 고객사의 핵심 고려 포인트는 단순하게 잉여 캐파를 보유한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장 우선시하는 역량은 단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이 아닌 글로벌 GMP 즉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또는 유럽 EU-GMP 인증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이에 준하는 설비 운영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적이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생물보안법 시행 시 cGMP급 역량을 보유한 중소형 CDMO 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그는 다만 "렌츨러(Rentschler)와 같은 경쟁력 있는 글로벌 중소형 CDMO기업은 상시적인 과잉 수요에 잉여 캐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글로벌 대형사의 M&A(2017년 써모피셔의 파테온 인수, 올해 노보홀딩스의 카탈란트 인수)로 독립적인 CDMO서비스가 가능한 부분이 줄어들고 있어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인한 수요를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항체의약품 등 바이오의약품 CDMO로는 EU GMP 인증 경험을 보유하고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를 앞둔 바이넥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의약청(EMA), FDA 실사 및 승인을 준비 중인 에스티젠바이오(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합성의약품 계열에서는 다수의 EU GMP 및 cGMP 실사·인증 경험을 보유한 에스티팜 등을 추천했다. 그는 "이들은 글로벌 CDMO 대비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비유럽·미국 고객사들에는 지리적 이점도 제공할 수 있어 차순위로 생물보안법 시행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미국에 유통 가능한 CDMO 역량을 선점하기 위한 니즈는 중소형 CDMO에 국한되지 않고 상업용 CDMO 선점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존 거래관계가 돈독한 곳이나 우방국 CDMO 기업 중심으로 편중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의 최근 동향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며 "삼성은 대형 수주계약을 모두 기존 고객사인 글로벌 제약사 중심으로 확보하고 있고 론자는 최근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캘리포니아 바카빌 공장을 인수하며 로슈의 기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미국 내 대형 CDMO 공급능력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빅파마들이 R&D투자에 중점을 두면서 CDMO를 통한 생산비중을 높여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CDMO 시장은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9년에는 2023년의 2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권 연구위원은 "2027년에도 CDMO 중 생산 능력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론자는 이번 제넨텍 생산 시설 인수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완공(2025년 중기 예상)을 반영한 생산 능력과 유사한 약 78.7만L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초 장기적으로 8공장까지 확대할 것을 언급한 바 있는데, 8공장까지 건설될 경우 최종 132.4만L까지 생산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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