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탐내는 기술인데 죽이려고 하다니"…美 기업가 '탄식'

입력 2024-04-01 09:42   수정 2024-04-01 12:53



미국의 공화당 소속 주 의원들이 인공 배양육 개발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배양육 판매 및 유통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배양육의 판매 및 유통 금지 법안이 도입된 주는 7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배양해 축산농가 없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한 육류다. 굿 푸드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배양육 부문은 2022년 투자자로부터 8억96000만달러를 조달했고, 그 결과 2016년 이후 누적 투자액이 28억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농무부와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처음으로 업사이드푸즈 등이 만든 세포 배양 닭고기의 안정성을 승인했다. 현재 닭고기 배양육은 기아 퇴치 운동가로 유명 호세 안드레스 셰프가 운영하는 워싱턴DC 식당에서 요리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작년 11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정부가 세계 최초로 배양육 금지법을 도입하면서 처음 제동이 걸렸다.

배양육 논란은 미국 정계로 건너와 정치화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주의 론 드샌티스 주지사 등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이 배양육을 "자유주의자들의 워크(Woke·깨어있는) 의제"라고 비판하면서다. 최근 플로리다주 의회는 주정부에 배양육 판매 금지법을 제출했다. 테네시주의 의회 대표인 버드 헐시는 지난달 배양육 법안을 심사하는 소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사람들은 (배양육 투자자인) 빌 게이츠와 함께 벌레를 먹고 싶어 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뉘른베르크법에 따르면 새로운 제품과 실험은 사람들에게 실험되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코로나19 당시 기존에 시도된 바 없던 백신 주사에 노출돼야 했는데, 해당 백신은 훨씬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뉘른베르크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전범들의 생체 실험이 재현되지 않도록 이를 적극적으로 금지한 의료 윤리 규범을 의미한다.

베터 미트의 최고경영자(CEO)인 폴 샤피로는 "일부 사람들은 태동하는 배양육 사업을 요람에서 죽이고 싶어 한다"며 "중국이 이 신생 산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 상반된 행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초 발표한 '제14차 국가 농업 및 농촌 과학 기술 발전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통해 앞으로 육성할 미래식품 제조 기술 분야로 배양육을 꼽았다. FT는 "미국에서 배양육에 대한 반발은 '워크'라는 정치적 메시지와 국내 농가 보호주의를 기반으로 한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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