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이제부터는 한국시장이 미국보다 유리하다"

입력 2024-04-03 16:27   수정 2024-04-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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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토러스트자산운용 대표이사
강한 미국시장
미국 지수는 작년 10월 말 저점 이후 3월까지 5개월 동안 30% 상승했다. 한국 지수도 1월의 하락을 극복하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많은 통계수치와 지표들이 올해 강세장에 대한 확률을 높여주고 있는 가운데 모멘텀과 FOMO(포모·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예상보다 강한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7개 대형 기술주(M7) 중 애플과 테슬라는 탈락했지만 엔비디아·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등 남은 5인방(Fabulous 5)의 상승세가 유독 두드러지는데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한국은 외국인의 13조원 순매수에 힘입어 수급 불안을 극복하며 상승 중이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가 IT(정보기술)를 주도하고 금융, 지주, 방산, 전력솔루션, 제약·바이오 섹터가 순환매를 이끌고 있다. 미국과 같이 강한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비교적 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는 6월 혹은 7월
미국은 강한 고용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서서히 줄고 있다. 핵심 인구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상승하고, 이민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노동 공급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임금 상승이 억제됐다. 이는 상품과 서비스 공급의 증가와 인플레이션 둔화로 선순환되고 있다.

결국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6월 혹은 7월에 금리를 인하해 혹시 모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일단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이후의 금리 인하 추세는 인플레이션 전개와 고용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금리 인하 개시라는 큰 매듭을 풀 수 있게 된 미국 증시는 최근까지 이에 환호했다.

한국은 가계 부동산 등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아서 정책 금리가 미국보다 약 2% 낮고 금리 인하 시점도 더 지연될 전망이다. 지금껏 미국과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이유다.
한국 기업 이익과 외국인 순매수

연도별 기관 총 순매수는 최근 수년간 변동이 매우 적었다. 이는 기관이 지수 수준을 결정하는 동인이 되지 못했다. 지수 내의 섹터 움직임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었다.

반면 외인의 순매수 추이는 지수 움직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섹터 선호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인 순매수의 결정 요인은 한국 코스피 상장 기업 순익 총계와 신흥 시장 내의 상대적인 위치·선호도인데 올해는 한국이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추이를 보면 2021년 190조원에서 2023년 106조원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에프앤가이드 기준 170조원, 내년에는 210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연속 이익이 늘어나는 때에는 이익 증가 직전해와 첫해 외인 매수세가 강한데, 올해는 이러한 경향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인, 올해 순매수 13조
외국인은 지난해 12조원 순매수에 이어 올해 3개월 만에 국내 주식 13조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는 집중도 면에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인 2009년, 2010년과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 외인은 2년간 52조원을 사들였다. 그때도 기업 이익이 2008년 32조원에서 2010년 97조원까지 불었다.

이번에는 순이익이 당시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데도 지수는 여전히 2700포인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4년, 2025년 이익이 시장기대치(컨센서스)보다 더 많이 증가한다면 지수의 3000포인트 돌파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들어 외인 매수 유입세는 한국이 대만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붐의 투자 수혜가 미국을 제외하고는 한국과 대만이 돋보이고 둘 중에선 한국이 좀 더 유리한 국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뿐이라면,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용 통신장비, 전력 솔루션 등도 장기적으로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올해와 내년의 외인 순매수는 미국 달러의 추세적 강세(원화 약세-한국 주식 저가매수) 국면과 2009년, 2010년의 유입 수준을 감안하면 약 30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변수는 앞서 언급한 기업 이익 추세와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다. 중국이 회복되면 한국의 반도체를 위시한 소재 수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M7의 규제 리스크와 대선
미국 소비자들이 애플에 대한 집단 소송을 시작했다. 다른 플랫폼 회사들로 확산될 지 여부가 관심사다. 미국은 언어와 소프트웨어 파워를 바탕으로 1등 플랫폼 기업들이 전 세계를 장악하면서 기업 이익의 지속적인 증가를 이뤄냈다. 이는 미국 기업 주식의 구조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 세계의 투자가들이 미국 주식 보유에 열중하는 이유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듯이, 유럽에서는 규제 리스크, 중국에서는 애국 소비로 고전하고 있다. 이번 AI 확산을 주도하는 아마존, 구글, 메타도 의외의 규제 리스크로 향후 성장과 주가 상승의 속도 조절을 경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전체 증시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기 대선이 박빙이라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대중국 관세 인상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한국의 수출 감소라는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3분기 계절적 약세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 증시의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모든 관심이 SK하이닉스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올 1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이익으로 전환되고 하반기부터는 속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HBM3e 양산은 곧 시작될 것이다. D램과 낸드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할 것이다. 이번에는 장기간의 감산과 AI 투자 확대로 길고 강한 상승 주기를 맞이할 것이다.

글로벌 톱 30위 기업들의 최근 3년간 시가총액 흐름을 살펴보면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상승에 동참하지 못했다. AI 투자의 핵심은 그래픽저장장치(GPU), HBM, 파운드리인데, 삼성은 출발은 늦었지만 이중 2개의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해왔다. 이제부터는 삼성전자의 시간이다.

전기차 배터리 섹터는 전기차 판매 증가세 둔화, 리튬가격 하락 및 테슬라 자율주행차 개발 지연으로 큰 폭으로 조정 중이지만, 향후 성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삼성SDI는 소극적인 투자로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 중이다. 하지만 과잉 투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며, 좋은 조건의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 미국에 단독 공장 투자 계획을 최근 발표했으며,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예고했다. 오랜 기간 하락해온 전기차 배터리 섹터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4월 증시 전망
엔비디아·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등 Fabulous 5가 주도하는 미국 장세는 큰 흐름에서 해석해야 하고 조정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미국 독립 리서치 회사인 'CFRA'에 따르면 1970년 이래 1분기 10% 이상 상승한 경우는 10번 있었다.

이 경우 다음 분기인 2분기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80%로 나타났다. 이때 평균 상승률은 3.3%(10번 평균 2.6%)이었다. 한 해의 시작을 매우 강하게 시작하면 그 추진력이 다음 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후유증은 약한 계절성을 보이는 3분기 나타나곤 했다.

한국 증시는 1월 하락으로 인한 조정과 기업 이익 상승 주기 진입으로 오히려 미국 시장보다 연말까지 기대 수익이 더 높을 전망이다. 기존의 구조적 성장 섹터와 업황 상승 섹터에 집중해야 한다. 장기 상승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할 때는 매도보다는 저가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과열 후 3분기 큰 조정 가능성에 대한 준비는 필요하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기준 1950년 이후 1분기 가장 많이 상승한 15번의 사례를 보면 그 해에 5% 이상 하락한 경우가 13번이었다. 평균 하락률은 11%이었다. 그럼에도 올해는 상승으로 마감하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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