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한숨 깊어진 배터리 3사

입력 2024-04-05 14:22   수정 2024-04-05 14:29


국내 배터리 시장의 한파가 길어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나타날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겼던 배터리 케즘(대중화 전 수요침체)이 예상보다 깊고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투자 등에 있어 경영전략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전략 수정에 들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5일 배터리 셀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침체로 배터리 월별 판매량 등의 수치가 예상보다 감소했다"며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 등 지역에서 공장 건설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 및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는 연초에만 해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침체가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지만, 1분기가 지난 현재는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업계 전망이 반영되며 증권가에서도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실적 전망치 하향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영업이익은 2조6611억원이다. 올해초만 해도 추정 영업이익은 4조1939였다. 약 3개월만에 36.5%가 감소한 셈이다.

같은기간 삼성SDI는 25.2%, SK이노베이션은 28.9% 하향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부진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게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시간 4일 미국 포드자동차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양산을 비롯해 북미 지역의 일부 전기차 출시를 당초 계획보다 1~2년 연기하기로 했다. SUV 전기차 출시는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늦춰질 예정이다.

다른 미국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판매 목표 및 계획을 줄줄이 수정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를 기존 40만 대에서 20~30만 대로 낮췄다.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는 올해 아예 인도량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확대 목표를 조정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내 전기차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였지만 현재는 44%로 16%포인트 하향했다.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더디면서 정책 수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지난 2월 전기차 판매는 20만4000대로 전년대비 10.9% 성장했다. 지난해 월별 전년대비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약 30%를 유지했던 걸 감안하면 당초 예측치보다 부진한 성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내 가장 큰 시장인 독일의 경우 -5.3%로 역성장하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보조금 중단을 예고하고 있어,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기존 고객과의 계약을 중국 배터리사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배터리사들의 투자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규 투자 속도를 늦출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수요가 줄어드는데도 케파를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공장을 늘릴 수는 없다"며 "신규투자가 조정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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