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보수 콘크리트…"2030 못 잡으면 與참패 반복"

입력 2024-04-11 18:35   수정 2024-04-12 02:35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보수 정당은 앞으로도 제1당이 되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 선거였다.”

22대 총선의 성적표를 받아든 11일 여권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산업화 세대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반면 진보 성향인 민주화 세대와 X세대의 인구는 당분간 탄탄히 유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던 20·30대 남성들의 표심을 잡지 못한 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핵심 지지층 급감

통계청 등에 따르면 산업화 세대는 2012년 19대 총선까지만 해도 민주화세대에 맞먹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당시 1960년 이전 출생자는 1388만 명으로 1961~1980년에 출생한 민주화·X세대보다 18%가량 적었다. 하지만 이들은 높은 투표율을 나타내며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승리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이 세대의 인구는 4년에 한 번 총선을 치를 때마다 100만 명씩 자연 감소하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1294만 명이었던 인구가 21대 총선(2020년) 땐 1196만 명으로 줄었고, 이번 총선에선 1087만 명이었다. 다음 총선이 치러지는 2028년엔 967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통계청은 추산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대 총선 당시 34.8%에서 이번 총선 24.3%로 급감했다. 2028년엔 21.4%까지 줄어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1961~1980년생은 19대 총선 당시 1698만 명에서 22대 총선 1666만 명으로 줄었다. 총선을 치를 때마다 10만 명 안팎씩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년 뒤 23대 총선에서도 36.4%에 달할 전망이다.

민주화·X세대는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통념도 깨고 있다. 2012년 총선 한 달 전 이뤄진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50대의 43%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산업화 세대가 50대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 직전 조사(3월 넷째주)에서는 50대의 53%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지지했다.
○뼈아픈 이대남의 이탈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의 패배 이유를 인구 구조로 돌리는 건 핑계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X세대에 비해 보수화된 2030세대의 투표 이탈을 막았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선거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잡지 못한 건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당시 출구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 이하 남성이 58.7%, 여성이 33.8%를 기록했다.

2030 남성들은 여전히 보수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와 30대 남성 중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33%, 34%로 진보로 답한 14%, 20%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이하 남성이 47.9%, 여성이 25.3%를 나타냈다. 이 세대의 무당층은 2022년 27%에서 2024년 43%로 급증했다.

‘세대포위론’을 근거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예상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해병대 채상병 사건 처리와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등이 ‘공정’을 중시하는 이들 세대의 역린을 건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탈당도 젊은 보수 지지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에 실망한 젊은 지지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에서도 이번과 같은 참패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노경목/양길성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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