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의 '인공 단백질' 도래…바이오의약품·산업분야 폭넓은 활용 예상

입력 2024-04-17 15:56   수정 2024-04-17 15:58


인공 단백질 디자인은 새로운 단백질을 창조하는 기술로, 개별적인 돌연변이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과 구별해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주로 원자들의 상호작용과 정밀한 결합 에너지를 계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발전했는데 미국 워싱턴대의 단백질디자인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된 ‘로제타’는 이 분야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자연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산을 통해 일부의 서열만 바꾸면서 열 안정성, 수용성 등 생물리·화학적 특성을 개선시키는 기술로 개발됐다. 이제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골격을 가진 인공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에서는 몇 년 전 알파폴드를 개발했고 이후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켰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고 구조를 예측하는 데 전례 없는 진보를 이루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허가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은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단백질디자인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 백신은 인위적으로 설계된 단백질 골격 중합체 위에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항원 결정기를 정교하게 부착시켜,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한 바이오 의약품이다.

또 다른 예로 밀가루 글루텐에 대한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글루텐 분해 효소 TAK-062가 있다. 일반적인 효소가 산성 조건에서 그 활성을 잃는 것에 반해 이 글루텐 분해 효소는 위장 내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설계됐다. 현재 임상 단계다.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단백질 설계는 복잡한 삼차 구조에 대한 물리·화학적 계산 컴퓨팅이 수반되기에 단백질의 크기가 커질수록 계산이 복잡해지고 확률이 떨어진다. 그래서 분자량이 큰 단백질보다는 미니 단백질 디자인이 더 선호되고 있으며 한 번에 완성된 단백질을 제작하기보다는 활성이 있는 단백질 후보군을 대용량으로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자연에 없는 이질적인 인공 단백질에 대해 인체 내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면역 반응이 적은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성숙도가 조금 더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인체에 적용하는 신약이나 치료제보다는 당분간은 열 안정성이 필요한 산업적 단백질, 고부가가치 센서나 효소 개발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에서의 반응은 미생물 오염도 적고 반응 속도도 빨라 산업적 비용이 절감되기에 열 안정성은 산업 효소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열 안정성이 부여된 효소는 전분을 분해해 올리고당을 만들거나 고온의 환경에서 지방이나 단백질, 또는 폴리머 등을 분해하는 산업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어 향후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중에 백신의 운반과 보관, 유통에서 콜드체인의 중요성이 부각된 적이 있는데 이처럼 산업계에서는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단백질 디자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 기술이며, 향후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의 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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